두나의 슬기로운 홍콩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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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Drawn to the Light - 보름달과 화려한 불빛이 저녁을 비추는 홍콩 추석, 중추절
일을 시작하면서 작은 습관이 생겼다. 연말이 되면, 다음 해의 달력을 펼쳐보며 공휴일들을 표시한다. 물론 공휴일이 표시되어서 나오는 달력도 많지만, 아무래도 하는 일도 그렇고 가족들도 여러 나라에 있다 보니 내 달력에는 항상 홍콩, 중국, 한국 등 여러 국가의 공휴일을 표시한다. 이런 말을 하면 구글 달력을 이용하라는 ‘조언&r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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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홍콩 거리에서 만나는 문화유산, 옛날 우체통
인터넷 세상이 열리면서 ‘전자 편지(e-mail)’가 종이 편지를 대체했지만,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우체국과 우편 서비스는 여전히 매우 중요한 공공 서비스다. 전자 편지의 효율성과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종이 편지만의 대체 불가능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있다. 어릴 적 한국에 살던 펜팔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을 적에 친구로부터 편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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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홍콩의 할로윈, 헝그리 고스트 페스티벌(우란절)
서양에 할로윈이 있다면 홍콩에는 굶주린 귀신들을 위한 날인 우란절(盂蘭節)이 있다. 영어로는 ‘헝그리 고스트 페스티벌(Hungry Ghost Festival)’ 또는 광둥어 발음을 따라서 ‘Yu Lan Festival’이라고 부른다. 우란절은 매년 음력 7월 15일로, 중국에서 중원절(中元節), 귀신절(鬼節)이라고도 불린다. 우란절 행사는 지난 2011년에 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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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홍콩 태풍철의 시작, 알아두어야 하는 태풍 & 폭우 경보
이번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일인 7월 1일 전날, 비바람이 심상치 않더니 결국 홍콩 천문대가 태풍 8호(T8)를 발효했다. 올해 첫 태풍 8호였다. 다음날 먹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태풍 경보 속에서 오전에 진행된 기념행사는 무사히 끝마쳤다. 당일 오후 일부 지역에서 강한 비바람에 나무가 쓰러졌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지만, 가장 안타까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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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나만의 소확행, 홍콩 에그타르트 딴탓(蛋撻)
홍콩에 왔을 때 꼭 먹어봐야 하는 많은 먹거리 가운데 딴탓(蛋撻), 에그타르트가 있다. 어느 베이커리에서나 쉽게 에그타르트를 찾을 수 정도로 딴탓은 명실상부 홍콩의 대표 간식거리다. 에그타르트는 따뜻할 때 먹어도, 식었을 때 먹어도 맛있지만, 개인적으로 갓 구워낸 에그타르트 냄새는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유혹적이다. 달달한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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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홍콩 지폐 이야기 - 디자인은 달라도 똑같은 HK$100
예전에 한 컨설팅 회사에서 일할 적에, 홍콩을 처음 방문한 한 한국인 클라이언트와 미팅 자리를 가졌다. 미팅 중간에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졌는데, 이분이 ‘언제부터 홍콩에서 살기 시작했느냐’부터 시작해서 나의 홍콩 생활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을 폭탄처럼 쏟아내셨다. 아마도 미팅하는 내내 궁금했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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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재밌는 홍콩 화폐 이야기
50홍콩 마천루를 볼 수 있는 여러 전망대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IFC몰 55층에 위치한 화폐 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무료로 홍콩의 화폐 역사를 배울 수 있는데다 통유리창을 통해 멋진 고층 빌딩숲과 빅토리아 하버 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종종 방문한다. 특히 홍콩 화폐에 관한 전시 컨텐츠가 잘 구성되어 있어서 갈 때마다 재밌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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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홍콩의 대표 국민 음료, 홍콩식 밀크티 ‘나이차(Naai Caa)’
평소에는 단 것을 찾는 사람이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이 좀 빠진다 싶으면 이상하게 달달한 것이 당긴다. 그럴 때면 찬장에 고이 넣어둔 립톤 인스턴트 밀크티 스틱을 두 개를 꺼내서, 가루가 녹을 정도로만 뜨거운 물을 조금만 부어준 후 얼음을 가득 채워 우유를 부어준다. 이것이 바로 나만의 초간단 레시피 동라이차(아이스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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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142년 역사, 홍콩의 상징 ‘스타 페리’
얼마 전 홍콩의 명물인 스타 페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뉴스 헤드라인을 읽고 깜짝 놀랐다. 놀란 마음에 바로 내용을 읽어보니 지난 3년 동안, 홍콩 시위와 코로나바이러스로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상황을 전해 듣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홍콩을 떠올릴 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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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독특한 홍콩 건축 특징, 대나무 비계
빼곡한 콘크리트 빌딩숲을 걷다 보면 건물 외벽에 긴 장대같은 대나무들을 엮어서 세운 구조물을 자주 볼 수 있다. 높게 세운 대나무들이 삐쭉빼쭉 튀어나와있는 걸 보면 아찔하기도 하고 혹여나 바람에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곤 한다. 간혹 대나무 구조물 위를 자유롭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인부들을 보기라도 하면, 탄성이 나오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