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연의 미술도시,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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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연의 미술도시, 홍콩] [12] 천상을 바라보는 마음은 어떠한가요?
아름다운 성모자상은 시대와 종교를 초월하는 정서적인 교감을 일으킨다. 이러한 성모자상을 떠올릴 때 제일 먼저 묘한 기품을 가진 인물들을 조화롭게 구성한 라파엘(Raphael, 1483-1520)의 성모자상이 떠오른다. 라파엘의 성모자상은 전성기 르네상스의 장점들을 융합하고 극대화하여 단순함 속에서도 부드럽지만 강한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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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연의 미술도시, 홍콩] [11]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에서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요? 폐공장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더 밀스
옛 공간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를 생각하게 한다. 버려진 공장이나 발전소, 소각 시설 등의 폐산업 시설을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문화예술 시설로 되살리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영국에서는 가동이 중단되었던 런던의 화력 발전소가 세계적인 미술관인 테이트 모던으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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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연의 미술도시, 홍콩] [10] 영원을 사는 인물은 무슨 색일까요? 홍콩미술관의 베네치아 르네상스 전시
그림 속 인물은 영원을 산다. 그리고 그것이 이탈리아 르네상스 거장의 회화 속 주인공이라면 더욱 그렇다. 홍콩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우피치 미술관의 티치아노와 베네치아 르네상스(Titian and the Venetian Renaissance from the Uffizi》 전시에서 북부 이탈리아 거장들이 그린 영원을 사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그림1].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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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연의 미술도시, 홍콩] [9] 도시 속 역사적 공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왼쪽 한편으로 폭이 넓은 계단과 그 계단이 이끄는 붉은 벽돌 건물을 마주한다. 계단을 한 칸씩 올라 좁은 통로로 들어서면 복잡하고 촘촘하게 느껴지는 홍콩의 미드레벨에서는 보기 힘든 넓은 마당이 펼쳐진다. 건물의 역사를 조금 훑어보고 가서였을까? 도심의 오아시스라던 그 마당에 섰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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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연의 미술도시, 홍콩] [8] 소녀가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홍콩 소더비 프리뷰에서 나라 요시토모
세계 3대 경매 회사인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의 홍콩 가을 미술경매가 10월을 기점으로 시작되었다. 이중 소더비는 아시아 진출 50주년을 맞이하여 완차이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단일 소유자 컬렉션을 포함한 프리뷰 전시를 개최했다[그림1]. 미술 경매에서는 판매가가 대중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종종 뉴스에서 어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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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연의 미술도시, 홍콩] [7] 황금기는 언제일까요? 빌팽 갤러리의 안젤름 키퍼 전시
한 나라나 민족의 역사에서 경제, 문화, 예술, 학문 등의 성취가 가장 빛났던 시기를 ‘황금기, 황금시대(Golden age)’라 부른다. 나아가 한 인간이나 어떤 영역에서 가장 높은 업적을 이룬 시기 역시 ‘황금기’로 칭한다. 홍콩 빌팽 갤러리에서 이 《Golden Age》라는 제목으로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알젤름 키퍼(Anselm Kiefer, 1945-)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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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연의 미술도시, 홍콩] [6] 궁정의 취향이 궁금한가요?
홍콩 고궁박물관의 상설전시는 베이징 자금성에 있는 고궁박물관의 보물들을 대여하여 이루어진다. 중국 고궁박물관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166점의 국보를 포함하여 900점이 넘는 화려한 문화유산을 선보이고 있다[그림1]. 이러한 중국의 건축, 회화, 서예, 조각, 공예품 등을 포함한 많은 작품 가운데 유독 눈에 띄었던 한 궁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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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연의 미술도시, 홍콩] [5] 당신은 무엇을 수집하나요?
누구나 한 번쯤은 파도가 밀려간 바닷가 모래 위에 나타난 새하얀 조개껍데기를 주워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번쯤은 차갑게 흐르는 계곡물에 손을 넣어 반질반질한 돌멩이 하나와 산길을 걷다 마주한 꽃잎이나 풀잎 하나를 주워 간직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그것들일지라도 그저 그러한 순간의 행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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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연의 미술도시, 홍콩] [4] 저 나무 조각은 사람 모양인가요? 페이스 갤러리의 조엘 샤피로 전시
[그림1] Joel Shapiro, untitled, 2021-2022 미술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은 자기도 모르게 이 작품이 구상인지 추상인지를 구분한다. 본능적으로 작품에서 자신이 알아볼 수 있는 어떤 형태를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 형태를 잘 표현했는지 못 했는지 평가하기도 하고, 형태가 잘 찾아지지 않을 때는 도대체 이 작품이 무엇을 나타낸 건지, 어떤 숨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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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연의 미술도시, 홍콩] [3] 내 포켓몬 카드도 팝아트인가요?
1947년 팝아트의 선구자 에두아르도 파올로치(Eduardo Paolozzi, 1924-2005)가 광고, 상표, 잡지 등을 조악하게 오려 붙인 콜라주에 팝(Pop!)이라는 글자를 처음 사용한 이래로 팝아트에 관한 관심은 꺼지지 않고 있다. 팝아트가 등장하던 시기에 리처드 해밀턴(Richard Hamilton, 1922-2011), 제스퍼 존스(Jasper Johnsg, 1930-),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과 같은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