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기온으로 피지의 분비가 활발해지는 여름은 각종 피부질환이 활발히 발생하는 계절이다. 특히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 트러블이 더 심해지는 상황에서 여드름과 모낭염이 반복되는 주사 피부염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주사 피부염은 생각보다 흔한 질환으로 대략 전체 인구의 10% 정도에 해당한다는 조사도 있으나, 인종, 지역 따라 빈도는 다르다. 홍콩의 여름은 실내외 온도 차가 매우 큰 특징을 가지고 있어 여름철에 특히 주사 피부염이 악화되어 내원하는 환자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장미 같다'는 라틴어에서 기원한 만성 염증성 질환 '주사(rosacea)'의 증상 특징은 안면 홍조이다. 붉어진 얼굴과 혈관 확장으로 인한 홍조가 주 증상인데, 간혹 작게 솟아오른 붉은 병변이나 염증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안면의 중심부인 이마, 코, 양측 볼, 턱에 침범한다.
주사 피부염은 임상적으로 몇 단계를 거쳐 진행되는데 발병 초기에는 단지 홍조만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이러한 홍조는 자외선, 열, 한랭, 화학적 자극, 감정의 고조, 술, 뜨겁거나 자극이 있는 음식 등 다양한 자극에 의해 일어난다. 시간이 흐르면서 홍조는 더욱 심해져서 지속적인 홍반이 되고 모세혈관 확장을 동반하게 된다. 더욱 진행되면 염증, 구진 농포가 나타나며 얼굴 전체로 확장할 수 있으며 방치되면 영구적인 진피의 구조적 변화가 생기게 된다. 진피의 섬유화가 진행되면 콜라겐이 두꺼워지고 흉터가 생긴다. 흉터가 생기면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이킬 수 없다. 딸기코와 같은 비가역적 구조적 변화로 피부가 울퉁불퉁하게 증식할 수 있다.
초기 치료를 잘 받으면 꾸준한 관리로 나아질 수 있지만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원래 피부로 돌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초기에 병원을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재발성 여드름이나 모낭염, 접촉성 피부염으로 오인하여 증상이 심해질 때까지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법
주사 피부염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레이저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주사는 혈관 확장과 피부 염증이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전의 항염증 치료제를 사용하며, 확장된 혈관을 수축시키고 피부 염증을 억제하기 위한 경구약과 바르는 약을 사용한다. 혈관이 이미 확장된 상태는 먹고 바르는 약을 사용해도 일정 부분 이상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혈관 레이저를 통해 늘어난 혈관을 수축하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치료 기간
치료 기간은 다른 염증 질환의 원인을 제공하는 요인을 모두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장시간을 요구한다.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다양한 피부 병변에 흔히 사용되는 스테로이드는 궁극적으로 주사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피부염으로 오인하여 정확한 진단 없이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스테로이드를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면 없던 주사가 생기거나, 주사 증상이 악화해 내원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스테로이드가 있다면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주사 피부염의 치료에 있어서 전문적인 관리가 핵심인 것은 사실이나, 환자 또한 주사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 주사 피부염은 고혈압 당뇨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열, 술, 햇빛 이 세 가지를 피하는 것이다. 특히 열을 조심해야 한다. 주사는 실내외 온도 차가 큰 상황에서 증상이 악화한다. 따라서 실내외 온도 차가 큰 홍콩의 여름에서는 가급적 장시간 야외 활동으로 피부 온도를 높이는 일을 삼가야 한다. 족욕, 반신욕, 사우나도 마찬가지다. 주사 피부염 환자는 34도 정도 온도로 샤워만 하는 것을 권한다. 세수할 때도 아침저녁 미지근한 물로 비누 세수를 해야 하고 과하게 문지르면 자극이 된다. 자외선도 주요 악화 요인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히 챙겨 바르는 게 중요하다. 집 안에만 있어도 유리창을 통해 자외선이 들어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아침에 세수하고 SPF 지수 50 이상인 자외선 차단제를 얼굴 전체에 듬뿍 바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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