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치는 복어목 쥐치과의 물고기로, 누른빛 또는 회갈색 바탕에 암갈색 반점들이 많이 있으며, 비교적 따뜻한 물을 좋아해서 남방 해역이나 제주도 근해의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맑은 물에 서식한다.
수심 얕은 바닷속에서 등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를 좌우로 흔들며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평화스러운 수중 세계를 거닐고 있는 듯이 보여 ‘바닷속의 신사’로도 불린다.
쥐치의 몸 색깔과 무늬는 그들의 흥분 상태나 경계심에 따라 변하고, 그들 집단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서도 변한다. 예를 들면 그들 사회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개체는 암갈색 무늬가 거의 없으며, 상당히 우위에 있는 개체는 암갈색 무늬가 짙고, 흥분 상태에 있는 개체의 무늬가 가장 짙게 나타난다.
먹이를 먹을 때 보면 성질이 고약해 보이기도 하는데, 일단 먹이 터를 발견하면 1마리 당 직경 30cm 내외의 장소를 장악하고 다른 쥐치가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몸의 색깔을 진하게 하여 싸워서 몰아낸다.
쥐치과(科)의 물고기는 바닷속 중간층에서 살아가는 딴 물고기에 비해 체구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이 느리다. 그래서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맛이 없어 보이는 거친 껍질과 등, 배지느러미의 가시로 느린 자신을 지킨다.
쥐치란 이름은 넓적하고 끝이 뾰족한 이빨이 마치 쥐의 이빨을 연상시키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영어권에서는 쥐치가 마치 줄이나 가죽처럼 꺼칠꺼칠한 껍질을 가졌다하여 파일 피쉬(file fish)또는 레더재킷(leather jacket)이라 하였으나, 쥐치를 생선회로 많이 먹는 일본은 요리할 때 껍질이 한번에 손쉽게 벗겨지는 특징을 이름에 반영하여 가와하기 또는 마루하게로 이름 지은 것이 흥미롭다.
쥐치는 껍질이 손쉽게 벗겨져 요리에 편하고, 경골어류임에도 불구하고 뼈가 연하여 뼈째로 썬 ‘세고시’ 맛이 일품이다.
특히 쥐치나 말쥐치의 간은 홍어의 간과 마찬가지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간식거리의 총아인 쥐포(쥐치포)는 말대가리처럼 재미있게 생긴 ‘말쥐치’의 머리와 내장, 껍질을 제거한 뒤 포(脯)를 뜨고 이것을 조미(調味)하여 말린 것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쥐포는 술안주와 도시락 반찬은 물론이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긴 최고의 간식거리였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쥐치가 모습을 감추자 수입 쥐포가 들어오고 세월 따라 입맛도 변해 이제는 추억의 간식거리로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출처: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수협중앙회 홍콩무역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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