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미국 내 홍콩 대표 사무소를 폐쇄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돼 홍콩 정부가 강력히 반발했다. 1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홍콩경제무역사무소(HKETO) 인가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미 대통령은 미 국무부의 홍콩 자치 수준 연례평가 시 주미 HKETO가 외교적 특권을 유지 또는 상실해야 하는지를 의회에 설명해야 한다.
홍콩 자치 수준 평가 결과에 따라 워싱턴DC,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에 있는 3곳의 HKETO의 특권과 면책권이 종료되거나 사무실이 문을 닫게 될 수 있다. 이 법안은 지난 2월 미국의 초당적 협력체인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과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민주)이 발의했다.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HKETO가 중국 공산당의 대변인 역할을 한다고 비난한다. 미 상원 외교위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된 것은 미국이 홍콩에 대한 '국가 비상사태' 행정명령을 또다시 연장한 가운데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홍콩의 자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자 중국 당국이 최근 취한 조치를 포함해 홍콩의 상황은 계속해서 미국의 국가안보, 외교정책, 경제에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따라서 홍콩의 상황에 대해 행정명령에서 선포한 국가 비상사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2020년 7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시행하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그간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회하는 '홍콩 정상화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통해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에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지위를 보장해 왔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통치 원칙에 기반한 이 지위는 홍콩이 글로벌 금융허브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제도로 평가됐다. 그러나 해당 행정명령으로 홍콩은 더 이상 미국의 특별 경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고 민감한 기술에 대한 접근도 차단됐다. 또 홍콩 여권 소지자에 대한 우대 조치도 철회돼 중국 여권 소지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홍콩국가보안법을 미 국가안보·외교정책·경제에 비상한 위협으로 간주하며 홍콩에 대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후 매년 연장 대상인 이 행정명령을 이번까지 3년 연속 연장했다.
홍콩 정부는 14일 밤 성명을 통해 "미 의회가 홍콩 문제에 개입한 것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반발했다. 홍콩 정부는 "홍콩특별행정구는 중화인민공화국의 떼어낼 수 없는 부분"이라며 "홍콩국가보안법의 제정은 사법체계와 국가안보 수호를 위한 집행체계를 개선하고 홍콩의 번영과 안정 유지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콩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계속해서 단호히, 전적으로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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