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 팬데믹 이후 홍콩의 현금 없는 사회가 가속화된 가운데 스타벅스가 올해부터 시작한 현금 없는 매장 시범 제도가 소비자의 지불 선택권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홍콩 최대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지난 2월부터 타임스퀘어, 익스체인지 스퀘어 등 7개 지점에서 시범적으로 현금 없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6월부터 추가로 8곳 더 늘어난다. 스타벅스 대변인은 “디지털 결제가 점점 대중화되고 더 많은 고객이 전자 결제를 사용하고 있다. 더 나아가 팬데믹 상황 속에서 비현금 결제 방식이 더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고객과 직원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며 “시범 운영 동안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현금 없는 매장을 확대하며, 이곳에서는 전자지갑 QR코드, 모바일 앱 등을 포함한 비접촉식 전자 결제와 신용카드, 스타벅스 어워드 카드, 옥토퍼스 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홍콩과 마카오에 170개 이상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의 현금 없는 매장은 불합리하며 소비자에게 거래 선택권을 박탈한다고 지적했다. 레이 추이(Ray Chui) 요식업 단체 다이닝 아트 협회(Institute of Dining Art) 회장은 스타벅스가 현금을 거부하는 것은 소비자 특히 전자 지갑이 없는 일부 고령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스타벅스는 현금 없는 지불을 요구하는 대신 전자 결제 사용을 장려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콩 소비자위원회 또한 소비자 권리를 위하여 소비자에게 다양한 결제 수단 선택권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소비자의 기본 권리이며, 소비자가 지불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기대감에 부응해줄 것을 강조하며 원활한 거래를 위하여 업체들은 현금을 포함한 다양한 결제 수단을 제공할 것을 강력히 권장했다.
또한 현금 없는 매장을 의도한다면 고객들에게 사전에 이 같은 내용을 명확하게 안내해 고객이 방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사업장 내에도 지불 방식 제한에 관한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콩에서는 상품 및 서비스 제공자가 지불 수단 포함해 거래 조건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홍콩 통화국(HKMA) 대변인은 관련 법률에 따라 상품 및 서비스 제공자가 지불 수단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따라서 화폐와 동전을 지불 수단으로 수락할지 여부 또한 상품 및 서비스 제공자의 상업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현금 없는 비접촉식 전자 결제는 중국에서 최근 수년 동안 인기가 많은 지불 방식이다. 중국 정부는 업체의 현금 결제 거부를 금지하기도 했다. 반면 홍콩은 1997년 옥토퍼스라는 비접촉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선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현금의 익명성, 부진한 디지털화, 현금 선호 문화 등 때문에 전자 결제 산업 발전이 더뎠다. 그러나 코비드19 팬데믹 이후 시민들이 외출을 삼가고 위생을 이유로 현금 사용을 기피하고 전자 결제 채널을 선호하게 되었으며, 이커머스 산업이 크게 증가했다. 게다가 정부가 전자 소비 바우처를 전자 결제 플랫폼을 통해 지급하면서 홍콩의 현금 없는 사회를 가속시켰다. 세계적 금융 IT전문 기업 FIS는 홍콩의 현장 결제 거래 중 현금 거래가 2019년 9%에서 2024년 1.6%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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