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목), 오랫동안 지연되었던 전자 담배 및 가열 담배(궐련형 전자담배)의 수입·제조·판매·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이 마침내 통과되었다. 해당 법은 6개월 후 시행된다.
소피아 챈(Sophia Chan) 보건국 장관은 “대체 담배 사용의 증가가 공중 보건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지난 수년 동안의 금연 노력에도 타격을 입혔다”며 “대체 담배가 전통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주장은 대부분 담배 회사에서 수행된 연구 조사 결과로 대체 담배가 흡연자의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담배협회(Coalition of Tobacco Affairs) 대변인은 “대체 담배 전면 금지 결정은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이다. 대체 담배는 금지가 아니라 규제돼야 한다”며 법안 통과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전자 담배 및 가열 담배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2014년부터 있었으며, 2015년 처음 관련 법안이 제안됐다. 그러나 2018년 대체 담배를 금지하기보다는 전통 담배와 같은 방식으로 규제되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축소되자, 의료계와 교육계의 큰 비난을 받았다. 이에 캐리 람 행정장관은 당해 정책 연설에서 전자 담배, 가열 담배, 허브 담배에 대한 생산·수입·유통·판매·광고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듬해 2019년에 입법위원회에 처음 제출되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대체 담배가 전통 담배보다 덜 유해한 것으로 젊은층들에게 홍보되고 있으며, 대체 담배 산업이 3천만 홍콩달러 상당의 산업으로 급성장했다”며 대체 담배 규제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번 법안 통과 소식에 홈스쿨코오퍼레이션위원회(Committee on Home-School Co-operation)는 정부와 입법회가 공중 보건을 보호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토니 츠(Tony Tse) 의원은 정부가 공중 보건을 보호하고 시민들의 금연을 장려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며 이번 법안 통과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가열 담배 제품이 다른 대체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더라도 흡연행위는 흡연자, 대중, 사회에 여전히 유해하다. 정부는 미성년자의 흡연에 대해서도 법으로 규제하고 흡연 장소를 지정해 이외의 공공 장소 및 야외 장소에서 흡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체 담배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전통 담배와 동일하게 규제를 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일각에서는 전자 담배만 금지하고 가열 담배는 규제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대체 담배를 금지하는 것은 전자 담배 암시장과 불법 유통 거래를 양성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터 시우(Peter Shiu) 의원은 정부가 가열 담배가 전통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해외 연구자료를 무시했다고 비판하며 “모든 대체 담배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전통 담배를 피우도록 강요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프랜키 익(Frankie Yick) 의원은 “대체 담배 수입 금지는 너무 가혹하다. 이는 물류 산업에도 타격을 줄 것이다”고 경고했다.
홍콩의 15세 이상 흡연율은 2019년 기준 10.2%로 약 638,000명이다. 소피아 챈 장관은 1980년대 20%대였던 흡연율이 현재 약 10%로 떨어졌다며 흡연율을 낮추려는 정부의 노력이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흡연율을 7.8%로 더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8백만 명 이상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며, 이 중 120만 명이 비흡연자로 간접흡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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