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의원이 14일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당청 관계와 여권 내부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김무성 대표 체제의 출범으로 새누리당 권력은 친박(친박근혜) 주..
김무성 의원이 14일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당청 관계와 여권 내부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김무성 대표 체제의 출범으로 새누리당 권력은 친박(친박근혜) 주류에서 비주류로 완전히 이동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각종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박근혜 효과’가 약화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與 지도부에서 초라한 친박, 미래권력 장악한 비주류=14일 선출된 최고위원의 면면을 보면 비주류의 부상이 눈에 띈다. 우선 김 신임 대표는 ‘원조 친박’이었으나 현재는 비주류의 리더로 불린다. 지도부에 입성한 김태호 이인제 김을동 의원도 박근혜정부 초기 새누리당을 이끌었던 친박 주류와 거리가 멀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 다수의 친박 의원들은 서청원 최고위원을 조직적으로 지원했으나 완패했다. 서 최고위원은 당심을 가늠할 수 있는 선거인단 득표(2만8472표)에서도 김 대표(3만9553표)에게 1만표 이상 뒤졌다. 서 최고위원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이인제 최고위원에도 뒤처지며 3위에 그쳤다. 지난 국회의장 선거, 6·4지방선거 당내 경선, 7·30 재·보궐선거 수도권 후보자 공천에서 계속됐던 비주류의 약진이 이번 전대에서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안팎에선 박근혜 효과가 힘을 잃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집권여당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이례적 행보가 측근인 서 최고위원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서 의원의 패배와 전임 원내대표였던 최경환 의원의 경제부총리 입각으로 친박 주류는 구심점이 크게 약화됐다. 당 대표 선출 직후 ‘탕평 인사’를 약속한 김 대표가 기존 친박 주류를 얼마나 껴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청와대에 쓴소리 전하는 당청관계 실현되나=새누리당은 ‘청와대 2중대’ ‘청와대 출장소’라는 오명을 들어왔다. 청와대가 민심과 다르게 움직여도 직언을 하기보다는 엄호하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수직적·수동적인 당청 관계에 대한 당내 불만이 증폭돼 김 대표 당선의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표가 임기 초반부터 청와대와 각을 세울 것으로 보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청와대가 국민 정서와 다른 선택을 한다고 판단할 경우 청와대가 듣기 싫은 쓴소리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청와대가 새누리당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면 오히려 당청 관계가 균형 있게 유지될 수 있다. 반면 청와대가 당의 움직임을 간섭으로 여길 경우 당청 관계가 삐걱대고 여권 내부가 균열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여야 관계는 당분간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과거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옛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여야 협상의 묘미를 보여줬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박근혜정부 때리기’를 계속할 경우 김 대표가 가만히 있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김 대표 체제의 등장으로 야당과 대화의 문은 넓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야권의 공세가 수위를 넘는다고 판단될 경우 여야 관계가 교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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