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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통해 기부하는 홍콩 사람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0-04-29 11:32:54
  • 수정 2010-04-29 11: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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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14호, 4월30일
 
‘열전’ 퀸엘리자베스 2세 컵 국제대회 퀸엘리자베스 2세 컵 국제경마대회가 열린 25일 홍콩 사틴 경마장에서 경주마들이 열띤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홍콩에서 경마는 인구 600만 명 중 100만 명이 즐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사진 제공 홍콩자키클럽

퀸엘리자베스 2세 컵 국제경마대회가 열린 25일 홍콩 사틴 경마장은 뜻밖에도 한산했다. 일본 컵 경마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대회지만 1만5000여 명만 경마를 즐겼다.

홍콩에서 경마는 인구 600만 명 중 100만 명이 즐기는 생활 스포츠다. 홍콩 경마는 약 10조 원의 매출액 중 8.8%인 8800억 원만 경마장에서 매출이 이뤄진다. 나머지는 장외 발매와 전화로 이뤄진다. 장외 매출을 되도록 규제하는 국내와는 정반대다.

홍콩 경마가 이처럼 장외 매출을 권장하는 것은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홍콩 자키클럽은 건전한 베팅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 왔다. 환급률이 82.5%로 우리나라(73%)보다 약 10% 높다. 베팅한 금액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도박이 되지 않는다는 철학 때문이다.

홍콩 전체 세금의 8.2%를 담당하고 있는 경마가 건전 스포츠로 정착한 데는 홍콩 자키클럽의 자선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 홍콩은 전체 수익의 77.1%를 세금으로 내고 남은 22.9%를 자선사업과 운영 경비로 지출한다. 영국 통치하인 1845년 경마를 시작한 때부터 자선은 가장 중요한 사업이었다.

홍콩 자키클럽은 4조 원에 가까운 자선기금을 운용하며 지난해에만 2000억 원을 자선사업에 썼다. 이 돈으로 의료, 교육, 시설 투자에 사용한다. 홍콩 자키클럽이 1991년 설립한 홍콩과학기술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발표한 최고경영대학원(EMBA) 순위 세계 1위이다.

이렇다 보니 홍콩 사람들은 경마로 돈을 잃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스포츠를 통해 사회에 기부했다고 여긴다. 데이비드 옹 홍콩 상공회장은 “자키클럽은 봉사단체이다. 이 같은 이미지가 경마를 건전한 레저 문화로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 경비 중 대부분을 경마에 재투자하는 것도 효과를 내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평균 1억 원이 넘는 경주마를 수입해 경기의 질을 높였다. 또 1988년부터 국제대회를 열어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이날 5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퀸엘리자베스 2세 컵에서 우승한 경주마 ‘비타 파타카’와 기수 마윙은 홍콩의 영웅이 됐다.

국내에서 경마는 늘 부정적인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매출 규모가 7조2000억 원으로 세계 7위의 경마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도박과 부정의 온상으로 비치고 있다. 경마를 건전 스포츠로 이끌고 있는 홍콩에서 배울 게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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