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R 13년 만에 처음으로 2.05% 인상
11개 미니버스 노선 이미 인상… 38개 노선도 요금 인상 신청
홍콩 대중교통 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일 400만여 명의 홍콩시민이 이용하고 있는 MTR사는 처음으로 정부의 비준 없이 요금을 조정할 수 있는 요금자율조정 시스템을 가동, 올해 6월부터 요금을 2.05%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MTR에 따르면 구간 평균 0.15홍콩달러가 인상될 예정이며 1회용 승차권은 인상액이 0.5홍콩달러에 달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요금 인상은 13년 만에 처음 이루어지는 조치로, 요금 인상 후 첫 해 수익이 약 2.3억홍콩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민건련과 민주당 등 대부분의 정당은 MTR이 지난해 96억홍콩달러가 넘는 이윤을 남겼다며 요금을 인상 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각 정당 관계자는 경기 회복이 실질적인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은 만큼 시민들이 물가 상승으로 생활에 더욱 곤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 전문가들도 공공요금의 요금 인상이 도미노현상을 일으켜 물가 상승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홍콩의 3개 버스회사는 현 단계에서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홍콩정부는 KCR과 MTR 합병 후 요금자율조정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조정 조건은 물가상승률과 운수서비스업의 임금지수 등 연도별 변동에 따라 정해진다.
만약 결산결과가 -1.5%를 넘어서면 요금조정 시스템을 자동으로 가동할 수 있으며 MTR사는 정부와 입법회의 심사비준을 획득할 필요가 없고 다만 회계심사보고를 제출하고 입법회와 교통자문위원회에 요금 인상 또는 인하를 통지하면 된다. 그러나 버스회사는 정부 비준획득이 요구된다.
MTR사는 홍콩 정부 통계처가 지난 12월 발표한 운수서비스업의 임금지수가 예년에 비해 1.3% 증가한데다 12월 종합물가소비지수도 1.3%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인상하지 못한 0.7%를 더해 2.05% 인상안을 발표한 것이다.
MTR사 관계자는 2개 철도회사의 합병 시 홍콩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합병 조항에 법률 구속력, 투명성을 갖춘 객관적이고 공평한 시스템을 규정해놓았다며 이번 요금 인상은 이러한 시스템에 근거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MTR 평균 요금을 7.2홍콩달러로 계산하면 구간 평균 0.15홍콩달러가 인상되게 된다며 관련 행정절차와 검토를 거쳐 구간별 요금 인상액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MTR은 지난해 운임수익이 110억홍콩달러였으며 요금 인상 후 첫 해에 2.3억홍콩달러의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
MTR 관계자는 합병 이후 요금 인하와 각종 할인 혜택을 실시해왔기 때문에 요금을 인상하더라도 1997년 요금 수준보다 낮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홍콩의 1회용 승차권 운임체계가 정수 혹은 50센트 단위로 되어 있는 것과 관련해 이번 요금 인상으로 1회용 승차권은 최소 0.5홍콩달러가 인상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현행 운임 체계에 대한 검토를 거쳐 개별 요금 인상폭을 결정한 후 다시 구체적인 실시 일자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MTR은 요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매년 40억홍콩달러를 현 시설 유지보수와 개선, 새로운 노선 건설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의 운수주택국(건설교통부) 대변인은 MTR의 요금 조정은 객관적이고 투명한 시스템을 통해 종합물가지수와 시민의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한 뒤, 당국은 MTR사가 더 많은 고객 우대 제도를 제공해 시민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요청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운수서는 3월7일 미니버스 11개 노선의 요금 인상 신청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인상폭은 0.2~0.6홍콩달러다.
이 외에도 카우룬 23개, 홍콩섬 8개, 신계 7개 등 총 38개 노선이 요금 인상을 신청해 운수서가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홍콩 전역에는 350개의 미니버스 노선이 운행 중이며 지난 1년 6개월 동안 100여 개의 미니버스 노선이 요금을 0.1~1홍콩달러 올린 바 있다.
한 전문가는 교통비가 종합물가소비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로 주택임대료나 식비보다 작지만 MTR과 미니버스 요금이 계속해서 인상되면 결국 물가상승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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