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무기판매-달라이 라마 면담에 무역갈등까지
미국과 중국 관계가 새해 벽두부터 심상치 않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르면 올해 초 대만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블랙호크 헬기와 대(對)미사일포 수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출 결정에는 디젤잠수함과 그 개발능력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만이 오랫동안 구입을 희망해온 F-16 전투기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무기 판매는 중국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양국관계의 뜨거운 감자다. 중국은 미수복 영토의 '괴뢰 도당'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영토 주권의 침해에 가깝다며 강력 반발해 왔다.
미국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도 면담할 계획임을 밝혔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분리주의자로 보고 있으며 외국 정상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미국의 대만 무기 수출과 달라이 라마 면담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중국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단 4월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핵정상회의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참석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한 양국 간 군사분야의 전략대화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제분야에서도 양국 갈등의 골은 깊어 보인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12월 30일 중국산 강관에 정부의 보조금이나 장려금을 받아 싸게 수출했다며 상계관세 부과 결정을 내렸다. 중국은 이 조치에 대해 보호무역주의라고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미국 상공회의소는 오히려 중국에 경고서한을 보냈다. 미 상공회의소는 중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이 불공정무역 조치를 지속적으로 시정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심각한 정치적 반격에 처할 것"이라며 "중국은 이런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미중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 세계경제 회복 등 주요 국제문제에서 중국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완전히 등을 돌리는 상황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존스홉킨스대 데이비드 램턴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보다 미국이 중국의 도움을 더 갈망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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