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환경 SARS 시기보다 나빠
홍콩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봉급쟁이들의 희망인 월급 인상은 쉽게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콩인력자원관리학회(人力資源管理學會)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60%가 내년 급여 인상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4분기에 급여를 인상할 계획인 기업은 32%에 불과하여 지난해보다 10% 감소했다. 평균 급여 인상폭은 2%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자원관리학회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6개 분야 100개 기업(총 고용인원 13.5만 명)에 대한 방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급여를 인상한 기업은 36%로, 2003년의 33%이래 최저 인상폭을 기록했다. 과거 3년 인상폭은 97%~99%에 달했다.
반면 급여를 삭감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급여를 인상한 기업의 인상폭은 0.6%로 지난해의 3.9%와 큰 차이를 보였다.
조사를 진행한 협회 관계자는 "무급 휴가 또는 근무시간 축소를 실시한 경우는 급여 삭감에 포함하지 않았다"면서 "적지 않은 피고용인이 이로 인해 실제로 급여가 줄어들었다"며, "급여 인상 관련 수치가 2003년 사스 때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환경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밝혔다.
그는 "사스로 인한 영향은 일부 지역에 한정되고, 빠른 시일 내에 사라졌지만 금융위기로 인한 여파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로 인해 고용주들이 급여 정책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회복 기미가 보이는 경제 상황이 확실한 건지 의심스럽다. 금융위기의 영향은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동 협회는 10월에 91개의 업체를 방문하여 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내년 급여 인상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업체는 31.9%, 급여 동결은 8.8%였다.
예상 인상폭은 0.1%~1.4%로 평균 2%였으며, 하이테크, 전신, 석유화학, 보험 업계 등의 인상폭이 비교적 높았다.
또한 98개의 회사가 비고정 보너스를 지급했으며, 올해 보너스를 받은 직원은 71.3%에 달해 지난해보다 8.4% 감소했다. 보너스 금액은 1.09개월 분이었으며 지난해는 1.57개월 분이었다.
중문대학 재무학과 부교수는 "급여 인상은 인력 수요 증가와는 다른 문제"라며 "2%의 급여 인상으로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의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래 자본은 홍콩 경제의 버팀목으로, 표면적으로 나아졌다고 해도 실제로 회복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하고 "내년 상황은 좀더 나아지겠지만 급속한 호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배가 가라앉지는 않겠지만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바다에서 표류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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