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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부모 자녀 탈선 조사 위해 사설탐정까지 고용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9-09-25 11: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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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87호, 9월25일
홍콩의 청소년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복잡해지자 원조교제나 마약 등 자녀의 탈선을 걱정하면서도 의사소통에는 서투른 홍콩의 부모들이 자녀들의 뒤를 쫓는 사설탐정을 고용하기에 이르렀다고 홍콩 문회보가 보도했다.

한 사설탐정회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자녀의 행적을 조사해 달라는 부모의 의뢰를 받은 적은 있지만 정부가 교내 마약 검사 방침을 발표한 후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부모의 의뢰를 받은 사설탐정은 해당 자녀의 사진, 학교주소, 휴대폰번호, 일일 스케줄 등을 받아 4~5일간의 작업에 착수하며 매일 부모에게 보고하고, 그 자녀가 의심스러운 인물과 접촉하게 되면 즉시 부모에게 연락을 취한다. 모든 작업이 완료되면 동영상, 녹음내용, 서면보고서를 작성하고 추적 대상의 매일 행적에 대한 보고서도 부모에게 전달한다. 이런 '업무' 비용은 4~5천 홍콩달러에 이른다.

한 사설탐정 C는 중산층 부모의 의뢰를 받아 의뢰인의 14세의 딸을 조사했던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그 부모는 착하고 귀여웠던 딸이 밤늦게 귀가하는 등 행동이 이상해지자 조사를 의뢰해 왔다. 조사 첫 이틀 동안 이 소녀는 정상적으로 학교에 가고 하교 후에는 친구와 어울려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친구 집에 놀러가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날 친구 집에서 나온 이 소녀는 옷을 갈아입고 짙은 화장을 한 채 친구와 함께 PC방에 가서 시간을 보내며 흡연을 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 소녀를 따라다닌지 4일째 되던 날 이전처럼 친구 집으로 간 뒤 저녁 7, 8시쯤 다시 집을 나와 친구들과 공원에 가서 술을 마시고 남녀가 어울려 서로를 끌어 안기도 했다. 그리고 한 명의 남학생이 대마초로 보이는 물건을 꺼내 들고 종이에 말아 서로 나눠 피우기 시작했다. 이후 이들은 정신이 몽롱한 듯 행동이 느려졌다.

C는 '착한 딸이 마약중독자'로 변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그 부모에게 전했다. "큰 충격을 받은 부모는 동영상을 보고도 자신의 딸이 마약을 복용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C는 전했다.

한 사설탐정 관계자는 자녀와 소통하지 못하고 탐정을 고용해 자녀의 뒷조사를 벌일 만큼 멀어진 오늘날 부모자식 관계를 개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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