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1일 건국 60주년을 앞둔 중국의 애국주의 열풍 속에 스타 배우와 작가의 외국 국적 취득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건국 60주년 기념작이나 마찬가지인 영화 <건국대업>에 출연한 배우들 중 21명이 중국 국적을 포기한 외국 국적자로 알려지면서, '국적과 애국'을 둘러싼 논쟁이 중국 언론과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9월17일 개봉하는 <건국대업>에 출연한 천카이거는 미국 국적, 리롄제는 싱가포르 국적, 천훙, 장민리, 구창웨이 등도 모두 다른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
<건국대업>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과정을 상세히 묘사하면서 애국심을 고취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배우들의 국적을 둘러싼 비난이 더욱 거세다. <신화통신>은 최근 "스타들이 이익을 고려해 국적을 취득할 수는 있지만, <건국대업> 같은 주제의 영화에 나온 외국 국적 스타들은 조용히 처신하는 것이 좋다"는 글을 올렸다.
송칭링 역을 맡은 미국 국적 배우 우췬메이가 "국적, 여권은 한낱 부호일 뿐, 내가 중국인이라는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고 해명한 데 대해 한 네티즌은 "국적을 바꿔도 여전히 중국인이라니, 미국 이민국에서 미국인이 되겠다고 선서할 때도 그런 말을 했느냐"고 반발했다.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화폐전쟁>의 작가 쑹훙빈도 최근 미국 국적자임이 드러나 곤경에 처했다. <화폐전쟁>이 미국 금융자본가들의 음모를 폭로하고, 달러화의 몰락을 예견하면서 중국이 달러화 자산 대신 황금을 비축하는 등 국부를 지킬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애국주의적 주장을 내세워 많은 중국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지난달 말 <화폐전쟁2> 출판기념회에서 쏭훙빈이 기자의 질문에 미국 국적자임을 시인하자, '강렬한 민족주의를 내세워 많은 독자들을 고무시킨 쑹홍빈이 중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인'이라는 데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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