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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징 한국 사모님들, 머리끄댕이 잡은 사연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9-06-05 22:48:25
  • 수정 2016-01-29 13: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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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중국 베이징의 한인타운인 왕징(望京)에서 모대기업 주재원 부인들끼리 머리끄댕이를 잡고 대판 싸운 후 극적으로 화해와 용서를 한 드라마 같은 촌극이 벌어져 교..
최근 중국 베이징의 한인타운인 왕징(望京)에서 모대기업 주재원 부인들끼리 머리끄댕이를 잡고 대판 싸운 후 극적으로 화해와 용서를 한 드라마 같은 촌극이 벌어져 교민사회에 화제가 됐다.

사건의 발단은 왕징 B아파트에 있는 이른바 짝퉁샵에서 시작됐다. 각각 3명씩 40대와 30대로 추정되는 두 무리의 한국 아줌마들은 각자 짝퉁 명품 가방과 지갑, 악세서리 등을 보고 있었다.

그중 40대 무리의 김씨(가명) 아줌마가 썬글라스를 끼어보며 함께 온 친구들에게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 물어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뒤이어 30대 무리의 최씨(가명) 아줌마도 앞서 40대 김씨 아줌마가 써본 썬글라스를 착용한 후 함께 온 친구들에게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 물어봤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평가를 부탁 받은 30대 최씨 아줌마의 친구는 엉뚱하게도 앞서 같은 썬글라스를 써본 40대 김씨 아줌마를 이야기하며 험담을 늘어놓았다. 그것도 귓속말이 아닌 바로 옆에 있던 40대 김씨 아줌마 일행이 들릴 만큼 큰 목소리로.

이에 40대 김씨 아줌마는 자신을 흉본 30대 아줌마에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며 따져 물었고, 겁없는 30대 아줌마들은 맞대응을 하며 말싸움을 시작했다. 당시 짝퉁샵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이었지만 때마침 가게 주인은 한국에 잠시 귀국한 상태라 여직원만이 점포를 지키고 있었다.

당황한 여직원은 아줌마들에게 “싸우려면 나가서 싸워라”며 아줌마들을 밖으로 쫓아냈고, 이후 싸움이 마무리 되나 싶더니 성난 아줌마들은 지하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다시 한판 붙기 시작했다.

결국 말싸움으로 시작된 싸움은 이내 머리끄댕이를 잡고 뺨을 때리는 등 패싸움으로 번졌다. 알려진 바로는 30대 최씨 아줌마가 연장자인 40대 김씨 아줌마를 더 많이 때렸다고 한다.

지하주차장이 소란스러워지자 아파트 보안(경비)들이 출동했지만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보안들은 중국 경찰인 공안에 신고했고, 공안이 현장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아줌마들의 싸움이 조금 진정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콧대 높은 한국 사모님들이 출동한 공안의 말을 들을 리 없었고, 아줌마들의 싸움은 계속됐다. 결국 이들 모두는 왕징의 한 파출소로 끌려갔다. 전해진 바에 의하면 당시 출동한 공안들은 외국인 여성들의 싸움이고 해서 좋게 상황을 수습하고 아줌마들을 돌려보내려 했다.

파출소에 도착한 후 언제 불렀는지 30대 최씨 아줌마의 남편(대리급)이 이어 도착했다. 재미있는 것은 누가 봐도 나이 어린 30대 최씨 아줌마의 잘못이 더 큰 싸움이었지만 이 남편은 아내를 변호하며 40대 김씨 아줌마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더욱더 열이 받은 40대 김씨 아줌마도 남편을 파출소로 호출했다. 드디어 긴장되는 남편들 간의 조우! 허나 뜻밖의 반전이 벌어졌다.

30대 최씨 아줌마의 남편은 김씨 아줌마의 남편이 파출소로 들어오는 것을 보자, 뜻밖에도 자기 아내의 뺨을 때리며 무릎을 꿇고 빌게 했다.

뒤늦게 도착한 40대 아줌마의 남편은 다름 아닌 30대 최씨 아줌마 남편의 같은 기업 이사였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던 파출소는 두 남편의 출동으로 그렇게 마무리됐다.

30대 최씨 아줌마는 40대 김씨 아줌마에게 무릎을 꿇고 여러 차례 사과를 했고 이내 두 아줌마는 화해와 용서를 했다. 남편들은 파출소를 떠나 술 한잔씩 걸치며 부인들 간에 있었던 문제를 조용히 넘겼다고 한다.

왕징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 이모 씨는 "이같은 사건이 한 다리만 걸쳐도 아는 사람이라는 좁은 왕징 한국인사회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놀랍고 안타까울 뿐이다"며 "무엇보다 이 작은 사회에서 대기업 주재원 부인이면 마치 대단한 계층이라도 되는 양 무례하고 거만한 경향이 있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왕징에서 요식업을 하는 박모 사장은 "조선족 아주머니들을 매월 단돈 1,000위안(18만원)을 주고 하인 부리듯 하는 일부 한국 아줌마들은 중국 사회 속 한국인들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어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안타까울 뿐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싸움터가 됐던 짝퉁샵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공안이 출동해 물건을 모두 압수하면서 결국 문을 닫게됐다. [온바오 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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