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 여성 갑부의 유산 다툼이 화제를 몰고 있다.
차이나켐(華懋) 그룹의 니나 왕(王如心·당시 69) 전 회장이 남긴 1천억홍콩달러(약 16조원)의 유산을 놓고 차이나켐 자선기금과 '니나 왕의 애인'이라 주장하는 전속 풍수사 '토니 찬'이 2년여동안 끌어온 재판이 종국을 향해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홍콩 최고법원은 8주간 심리를 마친 뒤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리기로 하고 11일 첫 심리를 개시했다.
이날 '세기의 유산 재판'에는 내외신 기자 100여명이 몰려 전 세계의 엄청난 관심을 보여줬다.
이번 법정 다툼은 2007년 4월 니나 왕이 자식도 없이 난소암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니나 왕이 숨진 이후 17일만에 '전속 풍수사' 토니 찬이 기자회견을 열어 니나 왕의 숨은 애인임을 자처하며 "니나 왕은 2006년 나를 유일한 수혜자로 지정한 유언장을 써 줬다"며 유언장을 공개했다.
그러나 니나 왕은 지난 2002년에 자신의 사후에 모든 재산을 가족과 차이나켐 자선기금에 넘긴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양측의 지루한 법정공방이 니나 왕 사후에 계속되었다.
토니 찬은 지난해 10월 최고 법원 예비 심리에서 자신은 니나왕과 2006년까지 '밤의 밀회'를 즐겨온 애인 사이였다고 주장하며 자신만이 니나 왕의 재산을 상속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11일 심리에서 차이나켐 자선기금측 변호인은 "니나 왕이 3차례에 걸쳐 6억8800만홍콩달러(1100억원)를 토니 찬에게 줬다.
만일 그녀가 토니 찬에게 유산을 넘기려고 했다면 전 재산을 줬을 것"이라면서 니나 왕이 토니 찬에게 전 재산을 넘기려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은 2006년 유언장의 진위여부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판가름 날 것이라 여겨지고 있다.
한편 니나 왕은 부동산 재벌이던 남편 테디 왕이 1990년 납치된 이후 발견되지 않자 법원에서 사망선고를 받아낸 뒤 남편의 재산을 놓고 시아버지와 8년간 법정다툼을 벌인 끝에 유일한 상속자로 인정받은 바 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