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부임해온 후 임기 2년째를 맞고 있는 석동연(石東演) 주홍콩총영사는 지난 19일, 새해 공관업무의 화두로 동포사회와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국가경제살리기와 동포사회와 소통하는 공관,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여나가기 위한 다양한 문화·홍보사업 등의 정책을 들었다.
석 총영사는 이를 위해 한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더 많은 시간을 동포들과 함께 하며, 그동안 제한적으로 이용돼 왔던 공관 시설의 리모델링을 통해 탄생할 문화원을 동포사회와 홍콩시민에게 전면 개방해 정보 교류는 물론 전시·문화공관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석 총영사와의 인터뷰 문답 요지.
- 우선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인터뷰를 시작하기로 하지요. 지난 해는 건국 60주년 기념 만찬행사와 세계한인의 날 행사 등 큰 행사가 많이 열렸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지난 해는 대한민국이 건국 6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였습니다. 이곳 홍콩에서도 대한민국과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였던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총영사관은 건국 60주년 국경일 기념행사를 도널드 창 행정수반을 비롯한 각계 대표 3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샹그릴라 호텔에서 처음으로 한식 만찬행사로 개최하였습니다.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우리 음식과 문화를 제대로 소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과 국격을 알렸고,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나선 '한식세계화'에도 앞장섰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동포사회도 10.7 홍콩한인회 설립 60주년 겸 제2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행사, 한인골프대회, 한인상공회 주최 신년하례회, 전국체전 참석, 홍콩한인여성회 합창단 발표회 등 여러 행사를 통해 홍콩 한인사회를 알리고 서로의 친목을 다졌습니다. 또한, 쓰촨성 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모금활동, 뷰티플마인드 자선공연, 적십자 성금모금 바자회 등을 통해 우리 한인사회가 홍콩사회의 일원으로 홍콩을 서로 보살피고 나누는 사회를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지난 한 해 우리가 이룬 많은 의미 있는 일들은 한인사회의 단합된 힘과 적극적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홍콩 한인사회의 역량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파 속에서 맞은 2009년은 우리에게 더욱 도전이 많은 한 해가 될 텐데요. 금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시는 일을 소개해 주시죠.
▶ 총영사관은 동포사회와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국가경제살리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작은 일들이라도 찾아 실천해 나가면서, 동포사회와 보다 긴밀히 소통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경제의 정확한 실상을 알려나가는 한편, 경제위기 대응에 있어 홍콩과 우리나라가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고위인사교류도 적극 추진하고, 홍콩에 우리의 좋은 가전제품과 우수한 농수산물이 더욱 보급되어 홍콩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KOTRA, 농수산물유통공사, 관련 업계 등과도 힘을 모으겠습니다.
총영사관의 리모델링을 통해 확보되는 500㎡의 공간을 '문화원'으로 단장, 동포여러분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우리의 문화적 위상과 국가브랜드를 더욱 높여 나가는 한편, 동포사회와의 의사소통을 더욱 원활히 하여 동포사회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메일 등록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메일을 통해 동포사회에 보다 알찬 정보를 제공해 드리고, 교민사회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 지난 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반전되는 등 어려운 수출여건 속에서도 홍콩은 그동안 무역흑자국 1위를 고수하던 중국을 누르고,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흑자지역이 되었다던데요. ▶ 한국과 홍콩과의 경제·통상관계는 한국 경제의 어려움 속에도 불구, 꾸준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작년도 홍콩과의 교역은 수출이 194억불(+7.8%), 수입이 21억불(+2.3%), 무역수지 흑자 173억불을 기록함으로써, 2002년 이래 6년 만에 홍콩이 우리나라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 지역으로 올라섰습니다.
투자(신고기준)도 1~9월간 대홍콩 투자가 24.5억불(2007년 18.4억불), 1~12월간 홍콩의 대한 투자가 2.4억불(2007년 1.3억불)을 기록, 양 방향 모두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시장을 겨냥한 우리 기업의 대홍콩 투자가 활발해 진데 따른 것으로, 한국에 있어 보배와도 같은 홍콩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경제통상분야 협력 증진에 따라, 인적 교류도 꾸준히 늘어나 상호 방문객 수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하였습니다.
홍콩 방문 한국인 수는 845,481명(2008.11월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 같은 기간 한국 방문 홍콩인 수는 160,32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 했습니다. 이러한 한-홍콩관계의 발전은 동포 여러분들께서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주신 결과로서 우리가 이룬 성과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 총영사관내에 문화원을 개설한다고 하셨는데, 개원은 시기와 용도 및 이용방법 등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 총영사관의 리모델링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 '문화원'은 3월경에는 개원할 예정입니다.
총영사관 내부시설중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사용빈도가 많지 않았던 5층 강당을 다목적홀로 변형, 영화시사회, 미술품 전시회, 한국전통공예품 전시, 세미나 및 회의실 등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민원대기실도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유휴공간을 확보, 멀티비전, 인터넷존 등 IT 첨단시설까지 갖춰 기존의 딱딱한 관공서 대기실의 분위기를 벗고, 우리 문화와 관광지 등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장소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시설들은 우리동포 여러분뿐만 아니라 한·홍콩친선협회, 한국어.한국문화를 배우고 사랑하는 홍콩인들에게도 널리 이용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이용방법에 대해서는 추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 신년사에서 동포사회와의 의사소통을 더욱 원활히 하겠다고 언급하셨는데...▶ 저는 동포사회의 크고 작은 행사들에 참여하여 오면서, 한인단체장 뿐만 아니라 많은 동포분들과 두루 만나왔습니다. 금년도에는 각종 행사뿐 아니라 삶의 현장을 찾아 보다 많은 분들을 만나 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저는 금년도 보다 많은 분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서 앞서 설명 드린 총영사관내 문화원과 이메일을 적극 활용해 나가고자 합니다. 문화원에서는 동포여러분들이 모여 문화를 즐기고, 총영사관과 의견을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또 우리가 거의 매일같이 체크하는 이메일이 총영사관과 동포사회를 잇는 훌륭한 소통 수단으로 보다 가치 있게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총영사관에서는 이메일을 통해 뉴스정보뿐 아니라, 문화.예술.체육행사, 기타 공지사항 등을 신속히 안내해 드릴 예정입니다. 또한, 이메일을 통해 동포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자 합니다. 이메일 등록 운동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총영사관의 영사서비스 중 하루 걸리던 영사확인이나 공증 등 업무가 현재는 몇 시간 만에 받을 수 있게 개선되고 있지만, 총영사관의 안내전화를 받는 직원이 한국어를 할 수 없거나, 영사관의 민원업무 시간인 오후 4시 이후에 전화를 하면 전화연결이 안된다는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 우리 총영사관에서는 영어·광둥어 안내 이외에도 한국어 안내를 원하시는 우리 동포나 여행자들을 위해, 한국인 직원들이 번갈아 가면서 민원전화에 응하고 있습니다.
홍콩이 인건비가 비싼 지역이어서 적은 인원으로 민원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전화연결이 간혹 지연되고, 이로 인해 민원인들께서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는데, 최대한 업무를 효율화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지난 해 8월 도입된 전자여권이 재외공관에서도 발급해 주고 있는데, 여권을 신청해서 발급받는 데까지 얼마나 걸리고, 시일을 앞당겨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요?▶ 전자여권은 신청에서 발급까지 약 2-3주가 걸리는데, 이것은 총영사관에서 직접 제작, 발급되던 기존 여권과 달리, 서울에서 제작, 외교우편(주1회)을 통해 배송받기 때문입니다.
급한 민원인의 경우, 국제특급배송(DHL)을 이용하면 일주일 내에도 수령이 가능하나 해당 민원인이 관련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 홍콩 내에서는 한류가 여전히 인기가 있는데요. 이 분야에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 한류가 홍콩 내에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고, 홍콩인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계속 높은 만큼 이에 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총영사관은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홍콩인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한·홍콩친선협회'가 보다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총영사관내 개설되는 '문화원'에서도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더욱 고취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그간 홍콩내 거의 모든 대학에서 한국어과정을 설치하는등 많은 성과를 거두어온 한국어 보급 역시도 금년도에도 계속적인 성과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우리 한식에 대한 붐을 다시 일으키고 '한식세계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홍콩내에서 한국드라마 '식객'을 방송하는 것도 적극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 마지막으로 홍콩 한인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은?▶ 지난 해 우리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일들을 이루어냈습니다. 총영사로서 한-홍콩관계가 더욱 발전하고 우리 한인사회의 위상이 건국 60주년을 맞은 모국의 위상과 함께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큰 기쁨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금년도 신년사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금년은 국내외적으로 더욱 어려운 한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동포사회가 위기 속에서 단결하여 홍콩에서 인정받는 오늘의 위상을 일구어 온 것과 마찬가지로, 금년에도 더욱 더 단결하고 지혜와 역량을 모아 국가경제살리기에도 보탬이 되고, 홍콩사회내에서 우리의 위상을 더욱 더 높여 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총영사관은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항상 여러분들과 함께 노력하고자 하니, 적극 협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속에서 많은 동포여러분들이 타격을 받고 계시겠지만 결코 소망을 잃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위클리홍콩 로사 권 기자 = rosa@weeklyhk.com)
■ 석동연 총영사는
2007년 3월 홍콩에 부임해 홍콩한인동포사회와 2년을 함께한 석 총영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미국 보스톤 Fletcher 법률외교대학원을 졸업했고, 1976년에 제10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후 외교부 외교정책실 정보과장, 주중국대사관 참사관, 총영사 등을 역임했다.
호주대사관 참사관과 대통령 비서실 의전국장을 지낸 후, 외교부에서 아시아태평양국 심의관과 외교부 대변인, 주중국대사관 수석공사를 거쳐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를 역임했다.ⓒ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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