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고 국내 주택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택 구입에 관심을 갖는 해외 동포들이 늘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동포의 경우 최근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2년 전 940원대에서 1350원대로 40% 올라 한국 내 부동산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전 세계 700만명에 달하는 재외동포 중 29%를 차지하는 200만명의 재미 한인교포들이 국내 부동산투자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들은 최근 환율이 크게 오르자 국내 부동산을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라 여겨 지인들이나 전문업체를 통해 투자용 부동산을 찾고 있다. 여기에 미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국내 부동산에 투자함에 있어서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제약조건이 없다는 점도 미주 한인들의 ‘한국행’을 부추기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현재 국내에서는 재외동포가 내국인과 동등한 자격과 조건으로 국내 부동산을 자유로이 취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취득한 부동산을 매각한 경우 매각대금을 외국으로 송금하는데 아무 제약이 없다는 점도 재외교민들이 한국 부동산 구입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다만, 외국환거래법상 국내 부동산을 취득하려는 자금은 외국환은행에 개설된 외화예금 계정에 예치된 자금과 해외로부터 송금되어 온 외화자금에 한하며 부동산 구입시 부동산등기용 등록번호 발급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이는 국내의 법무사 및 공인중개사를 통해 요청하면 특별한 어려움 없이 처리 가능하다. 금융권역시 재미동포들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초 미국 동부지역 교민들을 대상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전망을 주제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말 미국·캐나다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외환은행의 경우 이달 11일부터 미국 LA 교민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최근 한국계 은행들에는 한국 송금 및 원화 통장 개설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은행들은 환율상승을 계기로 송금 뿐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도 타인 명의가 아닌 본인 이름의 원화 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리아메리카은행 계좌에 돈을 넣으면 한국에 송금하고, 환율에 맞춰 원화로 입금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아메리카은행 역시 송금 및 외화예금 개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 내 은행의 외화예금 금리가 연 6%대에 달해 높은 이자수익은 물론이고, 막대한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소식에 미주 한인 동포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아메리카은행의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한 이후부터 한국으로 송금이 2배 이상 늘었다”며 “한국의 신한은행과 연계해 해외 비거주자 예금을 활성화하기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환율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재미동포들의 국내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