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홍콩의 첫인상과 교민사회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금년 8월에 부임해 온 지 3달 됐다. 지금까지 보아온 홍콩은 일단, 거리가 깨끗하고 교통이 편리한 것에서부터 도시가 매우 현대적이고 잘 정돈되어 있단 느낌이다. 영국식 선진 금융감독원의 법규를 잘 따르고 있고 체계가 잘 짜여있다. 이번 경제위기 사태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반응해 대처하는 모습에서도 그런 면모를 보았다.
교민사회에 대한 인상은 성공을 거둬 기틀을 다진 사람이 많다 보니 비교적 안정돼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꾸준히 성실하게 일하는 것 같다. 서울의 요동치는 세상살이에 반해 홍콩 교민분들은 자기 일을 차분히 해나가는 모습이어서 참 좋아 보인다.
2. 홍콩에 근무하면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고객 분들께 최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고객전담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중이다. 인사 하기, 전화 받기 등 대고객 서비스에서부터 상품제공의 다양성과 상품이용의 편리성은 물론, A/S까지 손님 입장에서 전담 담당자가 한분 한분 관리해드리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은행에 전화 문의를 할 때 여러 단계를 거칠 필요없이 담당자 다이렉트 번호로 전화해, 더욱 신속 정확하게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객이 다양해짐에 따라 다양해진 요구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러한 시스템이 필요해졌다.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함에 있어 ‘서비스 균질의 원칙’을 지 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예금량과 관계없이 담당자를 배치하는 등의 은행의 서비스 기준이 체계적으로 잡혀있어야 한다. 기존의 ‘신속 정확’의 원칙을 지 키되 고객 이해를 바탕으로 체계를 다잡아 나갈 것이다.
장석현 소장이 조사 3주차에 있으며 현재 부분적으로 실시 중이고 앞으로 더욱 확장해 33명의 직원이 고객을 분담할 예정이다.
3. 홍콩지점이 지난 해 구룡지점에 이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단행한 후 사무실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부각시키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는가? 또, 고객들의 반응은?사무실이 낙후해 일의 효율성 차원에서도 리노 베이션이 필요했지만 무엇보다도 고객분들이 은행에 와서 편안함을 느끼실 수 있도록 많이 신경을 썼다.
먼저, 고객분들이 전망을 보며 편히 쉴 수 있도록 창을 막던 사무실들을 옮기고 탁 트인 공간에 티테이블을 준비했다. 뿐만 아니라, 쾌적한 느낌을 위해 데스크의 모서리를 둥글려 처리했고, 내자재를 외환은행의 컨셉 컬러인 밤색으로 하여 분위기를 부드럽고 고급스럽게 바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환은행이 공사 중이었는데, 이 기간 중에 은행을 찾았던 고객들은 금융위기를 맞아 외환은행에 큰 이변이 생긴 줄 알고 걱정을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새로워진 모습을 보고 다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직도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추진 중인 것이 많다. 대기실에 TV를 설치, 재미있는 한국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하여 고객들이 대기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또 비행기를 타고 오거나 일을 마치고 바로 비행을 해야하는 고객들을 위해 외부와 격리된 회의실에서 편 안히 쉬면서 일을 볼 수 있도록 6개 회의실도 개방했다.
이 외에도 아직도 많은 고심 중이다. 의자가 좁지는 않은지, 어색함 방지를 위해 파티션을 놓아야 하는 건 아닌지 직접 앉아보고 써보면서 고객의 입장에 다가 가려 노력 중이다.
4. 해외 교포들이 외환은행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추천 금융상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교포들께 「자유원예금」 과 「대외계정 외환예금」을 먼저 추천하고 싶다. 이 예금은 금리우대의 혜택도 있으며, 추후 홍콩으로 다시 송금이 자유로운 예금상품이다, 홍콩에서도 여권과 함께 소정의 양식을 작성하여 제출하여 한국으로 송금하면 예금할 수 있다.
둘째로, 「원화송금서비스」를 소개해드린다. 홍콩 달러나 미달러로 한국으로 송금 시 환율을 미리 정해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송금 후 인터넷으로 환율을 확인하면서 환율이 떨어지면 어쩌나 애태우신 적 있을 것이다. 인터넷은 실시간 거래보다 20분 느려 이 정보에 의지해선 낭패를 보는 일이 있을 수 있다. 특히나 요새처럼 환율이 급변할 때 확정한 원화로 송금할 수 있다면 이렇게 애태우는 일이 한결 줄어들 것 같다.
이 서비스의 또 다른 장점은 원화로 환전 후의 금액을 정확하게 맞춰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로, 매달 부모님께 100만원을 또는, 경조사 때 축의금, 부조금을 20만원 송금하는데 더 가거나 덜 가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금액을 딱 맞춰 보내드린다.
이 외에 금액이 많을 시 환율우대도 물론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에 문의를 해주시면 자세한 사항을 안내해 드린다.
5. 은행원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때는 언제였나?2000년, 고객만족혁신실에 있을 때였다. 몇몇 동대문 상가 상인들이 밤마다 불안해서 못살겠다고 불편을 호소해왔다. ATM 기계가 밤에는 수표입금이 안 돼 돈뭉치를 들고 귀가하는 게 불안하다는 것이었다. 전산처리가 안되던 옛날에는 기계에 모인 수표를 밤에 거둬들여 정산했으므로 밤에는 입금을 안 받던 것이었 다. 그러던 게 시대가 바뀌어 정보기술이 발전했는데도 그 시스템 그대로 쓰고 있었다. 이를 시정해 밤에도 수표입금이 ATM기를 통하여 가능케 했다. 그러자 예금량도 많아졌거니와 그보다도 불만을 토로하던 고객이 직접 찾아와 고맙다고 해 큰 보람을 느꼈다. 고객입장에서 보니 할 일이 너무나 많아 은행원으로서의 자각을 다지기도 했다.
6. 홍콩에서 지내면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제일 먼저 외환은행홍콩지점이 교민사회에 기여를 해 교민들의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이는 좋은 서비스 제공으로 이루고자 한다. 직원들의 노력과 고객 지향적인 마음 자세로 고객감동을 끌어내고 싶다.
그 외에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잠시 한 북경어 공부에 노력하고 싶다.
7. 마지막으로 외환은행을 이용하는 고객과 홍콩 교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요즘 경제위기로 다들 어려운 듯하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어깨를 펴고 언젠간 나아질 거란 희망과 함께 일에 매진하다 보면 어느 새 경기도 나아져 있을 것이다. 본인 역시 일에 매진하다보면 경제위기도 잊고 즐거워 지는 듯하다. 우리 한국인은 IMF와 같이 더 어려운 역경도 극복해낸 적이 있으므로 ‘의지의 한국인’이라는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란다.
● 인터뷰를 마치면서... 신현승 지점장은 영훈고와 서울대를 거쳐 외환은행에 입사해 20여 년간 근무하는 동안 인사부, 외화자금부, 런던지점, 뉴욕지점, 고객만족혁신실, 글로벌상품개발부, 삼성역지점장 등 주요직을 두루 거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그러나 그는 매우 소탈하고 다정다감했고, 아이디어로 충만했다. 첫 만남 이었지만 유머가 넘쳤고 무엇보다 인터뷰를 위해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고객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은행지점장이라는 권위에서 벗어나 친화력 있는 그의 성격으로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토론을 거쳐 고객들을 위한 「고객전담서비스」를 정착시키려는 정열이 그의 태도에서 베어 나왔다.
외환은행이 앞으로도 다양한 금융 상품과 고객감동의 금융 서비스로 교민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은행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인터뷰어 : 장성희 리포터 poiu59@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