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공식 인정… 디플레이션 우려 단계
ILO “금융위기로 실업자 2000만명 늘것”
미국과 영국이 사실상 경기침체(recession)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연방준비제 도이사회(FRB)는 경기침체 속에 장기적인 물가하락 상태인 디플레 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그동안 경기침체 돌입을 인정하지 않은 미 백악관은 일부 지역이 경기 침체에 빠졌음을 19일(현지시간) 인정했다. 에드 라지어 백악관 경제 자문위원회(CEA) 의장은 이날 CNN 방송 ‘레이트 에디션’과의 인터뷰 에서 “우리는 누가 봐도 경기침체로 규정할 수 있는 현상을 특정 지역에서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지어가 거론한 특정 지역은 캘리포니아주다. 캘리포니아주 실업률은 전국 평균인 6.1%보다 높다. 그는 또 7000억달러 구제금융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몇달이 걸릴 것이지만 “이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 금융 당국자의 경기침체 진입 언급은 지난 14일 재닛 옐린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 은행장에 이어 두번째다.
미국의 경기침체 진입이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관심은 얼마나 지속될지, 어느 정도일지에 쏠리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적어도 내년 3월까지 경기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 낸셜타임스(FT)는 20일 이와 관련, 미국 경제가 1982년 이래 26년 만에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졌다고 진단 했다. FRB 전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FT에 “관심은 이번 경기침체가 1982년보다 덜 깊고 덜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특히 FRB가 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실업률이 주택시장 침체를 악화시켜 부채 상환을 어렵게 만들고 다시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디플 레이션 우려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고 전했다.
영국도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일간 가디 언은 20일 로이드 TSB의 3·4분기 기업활동 모니터 자료, 21일 발표될 영국산업연맹(CBI)의 3·4분기 보고서와 주말에 발표될 각종 정부 통계자료 등을 분석, 영국이 경기 침체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국제 회계 컨설팅회사인 언스트&영의 아이템 클럽은 전날 영국이 4·4분기에 경제가 위축되면서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1%)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이와 관련, 영국이 미국이나 다른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보다 더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9일 보도 했다. 도이체방크의 경제학자 토마 스 마이어와 페터 후퍼는 “내년 세계 경제는 산업국가들의 성장이 대공황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세계 경제 성장률은 1980년대 초 이래 최저인 1.2%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3% 미만일 경우 경기침체 상태로 보고 있다.
한편, 세계노동기구(ILO)는 이번 금융위기로 내년 말까지 전세계적으로 2000만명의 실업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20일 전망했다. 후안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은 “세계 실업자 수는 2007년 1억9000만명에서 2009년 말에는 2억1000만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면서 금융위기가 실물경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면 실업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