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심천의 대형 치과들은 홍콩 시민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치아 교정’ 광고를 해오고 있고, 많은 홍콩시민들 역시 중국 본토에서 치과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심천의 치과를 이용하면 비용이 절감되는 반면, C형 간염에 걸릴 위험 또한 감수해야 한다.
최근 홍콩 일간지 명보(明報)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 홍콩 여성(22세)이 심천에서 스케일링을 받고 나서 2개월 후에 갑자기 나타난 미열과 식욕감퇴 등의 증상이 계속되자 감기라고 생각하고 의사의 검사를 받은 결과 진행성 간경화 C형간염 진단을 받았다. 이와 관련, 담당 의사는 스케일링 기구의 소독 불량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홍콩 의사들은 한방침이나 스케일링 등의 ‘위험한’ 시술을 받을 경우, 정식 면허를 발급받은 믿 을 만한 곳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틴 유니온병원(仁安醫院) 응급의학과 우윙지(胡詠儀) 전문의는 “최근 C형간염에 걸린 여성 환자를 진료했는데 이 여성은 작년 10월 심천의 한 대형 치과센터에서 스케일링을 받고 홍콩으로 돌아온지 2개월후부터 미열과 식욕 감퇴, 피로, 위가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 나기 시작했다”면서 “이 환자는 이러한 증상을 독감 이라고 생각하고 개인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았고 복용한지 일주일이 지나도 여전히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응급실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당시 혈액 검사를 실시하고 간기능 이상을 발견한 호는 정밀 검사를 거쳐 C형간염 진단을 내렸다.
그는 “C형간염은 혈액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 환자의 경우 스케일링 과정에서 청결하지 않은 기구 의 사용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호 박사는 “홍콩 시민들이 중국 본토에서의 수술 등은 기피하는 반면, 스케일링이나 문신 등에 대해서는 너무 안이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사실 이것이 C형 간염 감염의 가장 위험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치의학회장은 일반적인 초음파 스케일링은 기구가 직접적으로 잇몸에 닿게되고, 출혈을 동반하게되므로 철저히 소독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면 병균에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 때문에 홍콩 치의학회는 고압 고열로 소독한 기구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 학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심천 로우(羅湖) 기차역 부근에 집중되어 있는 「구강진료센터」의 대대적인 광고로 대다수의 홍콩 시민이 가격이 싸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본토의 고급 치과진료소의 비용이 결코 홍콩에 비해 저렴한 편은 아니라고 지적 했다. 심천의 대형 치과진료센터의 스케일링 비용은 100~300홍콩달러이고 홍콩은 200~500홍콩달러인데 심천을 오가는 교통비를 감안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태 파악을 위해 명보의 기자가 고객으로 가장하여 심천의 ‘愛康健’과 ‘恒美’ 두 곳의 「구강진료부」에 전화를 걸어 기구 소독 방법을 문의한 결과, 두 곳의 직원 모두 해당 진료소에서는 1회용 도구를 사용하고, 사용 후 즉시 폐기하며 스케일링 기구는 고온 소독한다고 답했다.
호 박사는 “C형간염은 간염 중에서도 「무형(無形)의 킬러」로, 일반적으로 잠복기가 6~9주에 이르고 드물게는 6개월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다”며 “급성 감염의 경우 증상이 감기 증상과 매우 비슷하고 감염 후 약 2주 후에 사라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가 이를 알아차리기 어려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60~80%의 C형간염 환자가 감염 후에 장기보균자가 되고 이 중 20% 정도가 간경화로 발전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수는 20~30년 후에 발생하며, 간경화 환자 중 10%가 간암이 된다.
또한 호 박사에 따르면 C형간염은 아직까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없고, 만성간염 치료 약물의 효과도 한계가 있다.
그녀는“스케일링을 통한 C형 간염 감염으로 의심 되는 이 여성 환자의 경우도 최후에는 가능한 약물치료 방법이 없으며, 후에 결혼을 하거나 자녀를 출산하게 되면 배우자나 자녀도 전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