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4호, 3월 20일]
빈민가의 대명사 뉴욕 할렘이 40여년만에 대대적인 재개발에 들어간다고 AP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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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호, 3월 20일]
빈민가의 대명사 뉴욕 할렘이 40여년만에 대대적인 재개발에 들어간다고 AP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뉴욕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 10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의 할렘 재정비안을 승인했다. 다음달말 시 의회를 통과하면 할렘으로 불리는 125번가 인근 25개 블록에 호텔과 고층건물 등이 들어서 뉴욕의 새 중심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재개발안의 핵심은 미 프로야구 본부가 들어설 21층 오피스타워. 40여년만에 들어서는 이 지역 첫 고층빌딩으로 할렘의 새 랜드마크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아파트 2000여채와 호텔, 갤러리, 콘도미니엄 등이 세워지고 서쪽에는 70억달러 규모의 컬럼비아 대학 캠퍼스가 조성된다.
4년여를 끌어온 할렘 재개발안에는 그간 반대가 많았다. 재개발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가져오고 결국 소상인들과 세입자만 피해를 볼 것이란 두려움 때문이다. 할렘이 백인들의 고급 주택지가 되면 한때 흑인 문화의 수도로 불렸던 할렘의 문화적 정체성이 사라진다는 우려도 있다. 30년째 이곳에서 레코드 판매점을 운영하는 시크훌루 샹게는 "사람들은 할렘에 맥도날드를 보러오는 게 아니라 재즈바를 찾아오는 것"이라며 "개발이 할렘의 정체성을 없앨 것"이라고 분개했다. 할렘에는 재즈 가수 엘라 피츠제럴드가 데뷔했던 아폴로 극장과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재즈 뮤지션 루이 암스트롱, 흑인 민권운동가 말콤 X가 묵은 호텔 테레사 타워 등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이에 대해 뉴욕시측은 "예술 공간 확보를 의무화했기 때문에 재개발로 할렘의 문화적 르네상스가 촉진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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