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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삼각주 제조기지에서 허허벌판으로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02-28 15: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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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1호, 2월 29일] 최근 수개월새 수천개 기업 '중국 밖' 이전   중국에 진출한 외국 제조업체들의 허브인 '주강 삼각주' ..
[제211호, 2월 29일]

최근 수개월새 수천개 기업 '중국 밖' 이전

  중국에 진출한 외국 제조업체들의 허브인 '주강 삼각주' 지역에서 외국계 기업들이 공장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만 수천개의 공장이 문을 닫았고 비슷한 수의 공장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주강 삼각주는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뒤 처음으로 특구를 설치한 지역으로, 개혁개방의 전진기지로 중국 제조업의 허브 역할을 해왔다.  2006년 현재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8%를 차지했을 정도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특히 외국 제조업체들이 많이 몰려 있어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신노동법, 환경 규제, 법인세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 기업은 비용이 더 낮은 중국 내륙이나 베트남 등지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 주장강 삼각주, 제조업 '허브'에서   '허허벌판'으로

  과거 "중국 간다"는 외국 기업들의 말은 "주강 삼각주 간다"는 말과 같은 의미였다.  연안에 위치해 수출·입이 용이한데다 외국 기업들은 법인세 인하 등의 특별대우까지 받을 수 있어 제조업 허브로 성장하기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개월 사이 문을 닫는 공장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났다.  이미 이 지
역을 떠난 공장이 수천개에 달하고 추가로 수천개의 공장들이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홍콩산업연합회(FHKI)에 따르면 주강 삼각주 지역에 진출한 홍콩 기업 6~7만개 가운데 10%가 "올해 안에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강 삼각주가 위치한 광둥성에서도 지난해에만 1000개가 넘는 신발 관련 공장들이 경영난을 호소한 끝에 문을 닫았다.  광둥성이 중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이나 된다.

  이에 따라 지역 경기는 급속도로 활기를 잃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제조업 허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라며 "공장 폐쇄가 잇따르면서 수많은 식당과 상점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고 말했다.

◇ 신노동법, 환경, 세금, 환율.. '악재의 쓰나미'

  주강 지역을 등지는 외국 기업들이 급증하는 것은 다양한 악재들이 한꺼번에 쏟아진 탓이다.

  새해 첫날 노동자의 권익 강화에 초점을 둔 신노동법이 발효됐고 환경 관련 규제도 점차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말 소득세법이 개정됨에 따라 외국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도 크게 늘어났다. 중국은 단계적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법인세를 단일화한다는 생각이다.

  외국계 기업들은 신노동법의 파급력이 가장 크다고 입을 모은다.  고용주들은 "신노동법이 종업원들의 협상력과 노동권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5월 노동 중재 비용을 무료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노동법이 추가될 경우 노동 관련 분쟁은 급증할 전망이다.

  나이키와 월마트에 의류를 공급하는 '파운틴 셋 홀딩스'의 고든 옌 전무이사는 "환경 관련 규제가 엄격해져 염색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토로했다.

  스포츠 의류 제조회사인 '넷69'의 더글라스 셰리단 사장은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악재가 터져 나오기는 처음"이라며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베트남 합작사 설립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고 다른 나라도 물색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여기에 환율, 유가 등의 대외적인 여건도 녹록지 않다.  위안화 가치는 예전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수출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고 국제유가와 금·구리 등의 상품 가격도 큰 폭으로 뛰고 있어 수익성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여성 속옷 제조업체 '탑폼'의 윌리 풍 회장은 "가장 큰 걱정은 미국의 경기 침체가 아니다"라며 "한번 올라가면 결코 다시 내려올 수 없는 비용 증가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홍콩내 중국제조업연합회의 F.C. 로우 부회장은 "2008년은 제조업체들에게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예전에는 이곳에서 돈도 잘 벌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 중국 내륙이나 신흥 시장이 새 둥지

  주강 삼각주를 떠난 대부분의 기업들은 주로 중국 내륙지방으로 이전한다.  아직 산업화가 덜 된 내륙의 경우 임금이나 환경 규제 등 경영 조건이 연안 지역에 비해서는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계 장난감 회사 해스브로가 그중 하나다. 이 회사는 신노동법 등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비용 상승분이 올해 최소 15%를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래서 주강을 떠나 내륙 깊숙한 곳으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대만의 대표적 수출 기업인 혼하이정밀도 광둥성을 떠나 내륙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고 있다.  혼하이정밀은 앞서 베트남 투자건도 금액을 50억 달러로 당초 대비 큰 폭으로 증액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과 신흥 시장, 모두를 노리는 것이다.

  노스페이스와 노티카 브랜드를 소유한 VF사의 소싱 부문 사장은 "중국의 비용 인상은 중국내 제조업체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은 여러 면에서 외국에 비해 여전히 매력적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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