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호, 12월 7일]

4. 언어교육 문제

  홍콩은 영어와 중국 광동어가 공용어인 국가이다. 중등학교를 졸업한 대부분의 홍콩 사람들은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큰 불편을 느끼고 있지 않는 것 같다.

  한국국제학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만 보아도 영어로 보고서 작성 및 말하는 데 그 수준이 생각보다 높은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여러 번 있다.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로서는 홍콩에서 영어교육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관심이 많   았다.

  홍콩 학교들은 영어 수업 시간이 우리나라 보다 많고 조기에 시작한다. 수업 방법도 영어시간에는 영어로 수업하며 특히 평가시 작문 즉 Essay를 매우 체계적으로 잘 가르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홍콩은 EMI(English Median of Instruction) 학교라고 하여 대부분의 교과를 영어로 가르치는 학교가 많다. 특히, 이중언어 교육을 하는 학교들도 많고 국제학교들도 많아서 영어 사용 환경이 우리나라 보다는 좋다

  그러나 홍콩에서도 언어교육 특히 영어교육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홍콩의 영어교육 활성화를 NET(Native English Teacher)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나라의 EPIK(English Programme In Korea) 프로그램과 같다.

  원어민 교사들의 활용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원어민 교사들 채용시 신원조회를 하기 어려워 다른 나라에서 범죄 사실이 있는 사람도 고용하고 있다며 범죄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는 사회여론이 일기도 했다  

  영어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육 당국은 LPAT(Language Proficiency Assessment for Teachers)란 시험을 개발하여 홍콩의 영어교사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다.

  2004년 6월에 시험 응시자의 37% 만이 이 시험을 통과해 시험 문제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영어교사가 일정한 수준의 영어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연수를 받게 하고 있다.

  영어교육 문제 대한 논란은 가끔 나오고 있다. EMI(English Median of Instruction)이냐 혹은 CMI(Chinses Mediam of Instruction)냐의 논란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교육계의 이슈가 되어 있다.  홍콩 교육 당국에서 이 문제 대해 2005년 2월 홍콩 중등 교육위원회를 통해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결론은 교육 본질 추구에 있어서 모국어로 도구 교과를 가르치는 것이 학생들의 교육에 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어교육 못지 않게 모국어 교육이 중요하며 개념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모국어로 수업하고 영어교육은 영어시간 혹은 이중언어 교육체제를 도입하여 하는 것이 좋다고 조심스럽게 결론을 도출해 내고 있다.

  영어 성적도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EMI 학교와 CMI 학교들 간이 차이가 없으며
교과성적은 오히려 CMI 학교의 학생들이 높다고 발표했다.  영어 수업하는 학교와 모국어로 수업하는 학교에 대한 교육적 연구나 논의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결국은 영어가 중요하냐 아니면 정체성 및 교육의 본질 추구가 중요하냐는 학부모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언어 교육의 문제와 달리 외국어 교육 방법론에서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학업평가가 선택형 객관식 문제 형태보다는 서술형 형태의 시험이 홍콩에서는 많이 실시되고 있는 것도 관심을 가져 볼 일이다.

  언어교육도 실제적이며 실용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면서 논리적 사고력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홍콩이 1997년 중국으로 반환 된 후로는 홍콩 사람들이 중국어(보통화) 학습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일부 사람들은 홍콩 사람들의 영어 실력이 더욱 나빠져 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내용은 지난 2월 한국으로 귀임한 KIS 김석수 교장선생님이 발간한 '홍콩의 교육과 국제학교' 책자에서 발췌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