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77호, 6월8일]
중국이 펴낸 천지 분할지도는 중국이 한동안 백두산천지라는 지명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사용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제177호, 6월8일]
중국이 펴낸 천지 분할지도는 중국이 한동안 백두산천지라는 지명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사용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 지도는 지난 1978년 5월 지린(吉林)성 자연보호국에서 발간한 '자연보호'라는 제목의 책자 87쪽에 실려 있는 것으로 '백두산천지'라는 지명이 정부기관에서도 사용될 만큼 보편적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는 북한과 중국 양국이 국경획정 협상의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천지의 귀속 문제를 매듭짓고 1964년 3월20일 베이징(北京)에서 체결한 '조중 (朝中) 변계의정서'에서 양국이 백두산천지라는 지명을 사용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도에서 또 하나 특기할만한 사실은 천지의 분할 경계선 위쪽, 다시 말해 중국측 영토로 귀속된 천지의 동북쪽의 광범위한 지역을 '창바이산(長白山)'이 아닌 백두산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은 천지의 귀속문제와는 별도로 천지 주변 지역의 지명으로 백두산이 더 일반적이었다는 중국측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백두산천지라는 지명은 지린성 지명위원회가 1992년 1월17일 성 정부의 비준에 따라 '창바이산 지명사용 문제에 관한 통지'를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중국의 각종 지도에서 점차 사라지는 추세를 보여왔다.
이 통지는 "창바이산은 요나라 때부터 1천년간 사용해온 지명으로 천지를 역사적으로 창바이산천지로 불러왔다"며 "국제관례에 따르면 국계 호수인 천지에 대해서는 양국이 각자 부동한 호칭을 쓸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천지를 계속 창바이산천지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지가 발표된 시점이 한·중 수교의 전후로 그간 한국인에게는 금단의 땅으로 여겨졌던 백두산 관광의 봇물이 터지기 시작한 때와 맞물려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실제로 중국은 이 통지가 하달된 후인 1993년 9월 천지와 장백폭포, 삼림 등 백두산의 자연환경을 소재로 한 4종의 우표를 발행하면서 천지에 대해 '창바이산천지'라는 표기를 단독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중국의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지도들은 90년대 말까지 일부가 백두산천지라는 표기를 단독으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창바이산천지'로만 표기하거나 괄호를 사용해 백두산천지를 병기하는 게 일반적 경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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