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호, 4월4일]
교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통해 열린 공관, 마음이 함께하는 공관 만들터
위클리홍콩이 3월30일, 주홍콩총영사로 부임해온 석동연(石東演) 총영사와 인터뷰를 갖고 홍콩 한인사회 지원 방안과 날로 높아지는 재외국민의 위상과 권익보호 및 참정권 등에 대한 총영사의 생각을 틀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지난 3월21일 석동연 총영사가 주홍콩총영사로 새로이 부임해 왔다. 석동연 총영사는 1954년 생으로 1976년 외대 인도어학과 졸업과 동시에 외교부에 입문했다.
이후 1998년 주호주대사관 공사, 2000년 대통령 비서실 국장, 2001년 외교부 아태국 심의관, 2002년 외교부대변인, 2004년 주중국대사관 수석공사, 2006년에 재외동포영사대사 등을 역임했다.
홍콩 부임 후 홍콩과 중국 정계인사, 외교단과의 미팅, 부임을 축하하는 인사들의 방문, 김문수 경기도지사 일행 접견 등으로 일각이 빠듯했던 석 총영사는 신임총영사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교민들을 위해 1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할애해 위클리가 제시한 질문에 성의껏 답변했다.
이 날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질의응답 식으로 싣는다.
위클리 : 홍콩 교민들이 새로 부임하신 총영사님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큽니다. 우선 가족들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총영사 : 아내와의 사이에 아들과 딸 하나씩 두었고 둘 다 현재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위클리 : 이곳에 오시기 전 홍콩에 대해 가졌던 생각과 실제로 와서 본 홍콩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고, 홍콩과는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총영사 : 80년대 인도대사관으로 가기 위해 홍콩을 경유한 적이 있고, 그 후 아·태국에서 일하면서 출장차 지나간 적이 있었지만 자세히 볼 기회 없었어요. 홍콩에 도착해서 일을 하다보니 홍콩은 효율적으로 일이 진행되는 곳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북경에서는 면담 한 번 신청하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데 홍콩은 바로바로 답이 와서 인상적이었고, 일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활에 대해서는 얘기들은 바와 큰 차이는 없고, 일하는 방식이 중국과 많이 달라 아주 좋습니다. 자유스럽고 실용주의적인 홍콩의 분위기가 참 좋군요.
위클리 : 총영사님께서는 이곳으로 부임해 오시기 전, 재외동포영사대사로 재직하시면서 재외동포에 관한 정책수립과 협력, 재외동포 보호 등의 업무를 보아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총영사님께서는 어느 누구보다 재외동포 사회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계실 줄 압니다.
최근 한국은 정보통신발달과 함께 세계에서 한민족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등 한민족 인적자원화에 많은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렇듯 해외이민동포의 위상이 높아 가고 있는데 해외동포 우대방안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총영사 : 재외동포재단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해외에 있는 한인들을 우리의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인들만큼 해외에 많이 나와 있는 나라는 드믑니다.
남북한 인구를 7000만이라고 할 때 재외동포가 700만이니 10%의 한인들이 나와 있는거 아닙니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미·일·중·러에도 한인들 몇 십만씩 살고 있는데 정부가 한상대회 같은 행사를 매년 하면서 세계에 나와 있는 한인기업 상공인들의 네트워킹을 도와주고, 서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클리 : 한민족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 총영사관은 어떤 역할을 담당하실 생각이신지요?
총영사 : 이제 막 부임해 한인사회를 좀 더 알아가야 하겠지만, 홍콩에는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상공인들이 많은 줄 압니다. 일단 한인사회를 파악하고, 동포행사의 참여정도를 본 후 한상대회 같은 좋은 마당을 활용해 보도록 격려와 지원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또 재외동포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네트워킹과 한인사회의 참여정도도 살핀 후 안을 내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위클리 : 재외국민의 참정권에 관한 질문입니다. 해외 거주자들에 대한 투표권 부여는 지난 66년 도입됐다가 1972년 유신체제 하에서 폐지됐습니다. 그 뒤 30여 년이 흐르도록 해외 거주자들에 대한 투표권이 회복 되지 않고 있는데, 최근 재외국민들의 참정권 부여의 당위성이 높아지자 정치권이나 정부에서는 주재원 및 유학생, 단기 체류자에 한해 허용하자는 의견이 강세를 보이는 듯합니다.
오는 12월 대선에서 재외국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7월 임시국회에서는 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총영사님께서는 재외국민의 참정권 문제가 어떻게 해결이 날 것 같고, 참정권의 부여 범위를 어디까지 두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총영사 : 참정권 문제는 한인사회가 자칫하면 정치바람의 소용돌이 휘말려들 수 있는 아주 민감한 사항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병역, 납세 등)를 다 하는 사람으로 범위를 한정하는 게 타당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내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정치를 해나가면 좋겠다 하는 소박한 생각과 자신의 신념을 갖고 투표 하면 괜찮으나 정치인들은 표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고, 이들이 바람을 불어넣어 교민사회가 분열이 되면, 가뜩이나 분열양상을 보이는 교민사회는 치유 받지 못하는 상처를 안고 살게 됩니다.
미국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있어 식자우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홍콩교민사회는 모르겠지만 미국은 아주 다릅니다. 참정권 문제로 인해 한인사회가 분열되고 상처 주고받기보다 거주국에서 권익을 찾고 힘을 합해주길 정부는 바라는 거죠.
위클리 : 홍콩 교민사회의 현안 문제 중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는 한국국제학교의 선진화(시스템화)된 경영과 발전에 있습니다. 총영사관에서 한국국제학교의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계획인지요?
총영사 : 한국국제학교는 한국어부와 영어부가 공존하는 아주 독특한 학교입니다. 교육,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국국제학교가 정말 경쟁력 있고, 가장 인기 있는 학교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 기울여야 합니다. 시스템을 갖추는 일, 사람에 의해 흔들리지 않고 잘 갖춰진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총영사관에서도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우리 한국국제학교가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지키고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산실이 되어야 합니다. 홍콩 교민들 중에서도 미국이나 영국 등 좋은 대학에 보내 개인적으로 성공한 자녀들도 많은 줄 압니다. 그러나 해외에서 공부를 한 우수한 아이들이 한국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기는 힘듭니다. 한국에 뿌리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한국에서 꼭 일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다만 한국기업이나 외교부 같은 곳에 들어와 일을 할 때에는 한국과의 연결 고리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외교부에도 해외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오고,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아이들이 상당수 들어와 있는데 아주 우수합니다. 저는 이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이 나라 저 나라 많이 다녀봐서 압니다. 한국국제학교는 그런 인재를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었으면 합니다. 또 외국으로 나가 더 넓은 세상에서 일 해볼 학생들은 영어과정에서 공부를 하여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면 되는 거지요.
한국국제학교에는 한국에서 교장선생님이 오시고, 한국정부가 어느 정도 재정지원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정부예산이 잘 쓰일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겠습니다.
또 여기 와있는 외교관과 언론인, 기업인들이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총영사관이 하는 일, 기업들이 추구하는 비전, 언론의 역할 등을 들려주며 아이들에게 진로방향을 제시하고 꿈을 심어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한국어과정 교장선생님과 상의해 보겠습니다.
학교가 한인사회와 어느 정도 교류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인사회에 지원만 바라지 않고 한인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 보겠습니다. 학교가 교민사회로부터 많은 관심을 얻고 함께 교류할 수 있는 마당의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위클리 : 중국대사관과 대통령비서실, 아태심의관, 외통부 대변인 등을 역임하면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참석했고, 일본의 창씨개명 발언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하시는 등 많은 활약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총영사님께서 외교관이 된 동기와, 외교관 생활을 하며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요?
총영사 : 72년에 외대에 들어갔는데, 외대는 분위기상 외교관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입학하고 얼마 안 있다 외교관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 제기하고 정책을 대책 세워 시행 나갈 때 보람 느낍니다. 저뿐 아니라 공무원들이 느끼는 보람이란 그런 걸 겁니다. 자기 생각을 정책에 반영해서, 내가 그 자리에 있어서 달라졌다, 'I can make different' 바로 그거죠.
최근에 보람 있었던 일로, 보람이라고 하기엔 크게 흥분했던 일이 있었죠. 북경에서 한국학교를 짓는 과정에서 중국 측과 교섭을 잘해 정부 예산을 대폭 절감하게 됐었죠.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 터프한 협상을 성공시켜 중국의 무리한 주장을 꺾고 그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 조건을 받아드리도록 했습니다. 에피소드이기도 한데 자랑스럽게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위클리 : 마지막 질문으로 홍콩 한인사회에 전하고 싶은 활동계획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알려 주십시오.
총영사 : 우선, 총영사가 부임을 했는데 우리 교민들에 대해 제가 인사를 드려야죠. 교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한인회 행사라던가 상공회 행사 등일 텐데 직접적인 만남을 그때 하기로 하고, 우선 이렇게 한인에게 많이 읽히는 교민신문에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 주셔서 고맙습니다.
총영사관이 한인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존에도 잘 해 왔지만 좀더 열린 총영사관 되도록 하겠습니다.
총영사관의 홈페이지,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한인사회가 발전하는 문제, 우리가 당면한 문제 등을 언제나 총영사관과 대화해 가길 바랍니다.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경청하면서 교민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이루며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인사회에는 훌륭한 인재가 많고, 비즈니스 적으로 성공해 홍콩사회에서 튼튼한 뿌리를 내린 분들이 많은 줄 압니다. 총영사관이 이런 한인사회와 함께 홍콩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는 활동을 벌이겠습니다.
지금까지 발전해 왔고, 발전해 오는데 기여해 오셨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현재에 머물지 않고 계속 발전해 반듯하고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위상을 홍콩인에게 보여주는데 힘을 모아주십시오.
마지막으로 감사하며 살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홍콩만큼 좋은 환경 많지 않습니다. 사업하시면서 생활 하시면서 어려움이 없잖아 있겠지만, 제가 얼마 전 나이지리아 출장을 다녀온 후 굉장히 어려운 그곳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꼇습니다. 저를 포함, 여기계신 한인들은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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