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홍콩으로 이주한 닝보 상인 가문 기업인들에게 편지를 보내 '고향사랑'과 '애국심'을 칭찬하면서 중국의 현대화에 기여해달라고 주문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중국 안팎에선 시 주석의 이런 행보를 두고 지난달 15∼18일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이후 민심의 흐름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닝보 출신 홍콩 기업가 단체가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을 통해 이 같은 견해를 전했다.
우선 홍콩 해운계 주요 인사인 파오웨콩의 장녀 파오푸이힝, 기업가 차오광피우의 장남 로널드 차오, 리카차오 전 홍콩 행정장관 등이 연명 형식으로 시 주석에게 보낸 편지에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조국과 홍콩 사랑 정신을 계승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시 주석은 답신에서 닝보 출신 홍콩 기업인들이 그동안 기업·학교 설립 등으로 국가에 지속해 공헌한 데 감사를 표시하면서 "중국 개혁에 주요 역할을 맡고 현대화에 더 크게 기여해달라"고 주문했다. 중국식 현대화를 통해 강국 건설과 민족 부흥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달라는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이 개별 기업인에게 편지를 쓴 건 기업의 분권화를 호소한 푸젠성 지도부를 후원할 목적으로 푸젠성 현지 기업인 30명에게 편지를 보낸 후 10년 만이라고 SCMP는 전했다. 이 신문은 시 주석이 이 같은 '서한 정치'로 흔들리는 민간 부문에 신뢰를 보여줬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실었다. 사실 시 주석의 이런 제스처는 중국 안팎의 사정을 고려한 여러 함의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이 1984년 8월 1일 개혁·개방을 위해 닝보방을 동원하자고 촉구한 지 40주년에 맞춰 시 주석이 편지를 띄운 게 눈길을 끈다.
상승세였던 중국 경제가 지난 2분기에 하락세로 반전한 가운데 3중전회 이후 민간 기업 분야에서 심상치 않은 신호가 감지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사이먼 자오 홍콩 침례대학연합국제학원 교수는 "시 주석의 편지는 홍콩의 경제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잃어가는 홍콩 기업인들에게 중앙 정부가 걱정하고 있는 만큼 자신감을 갖고 투자와 개발을 해달라는 격려"라고 짚었다.
광둥개혁협회의 펑펑 회장은 관영 신화통신에 "시 주석 편지에 덩샤오핑이 언급됐다"며 "이는 덩샤오핑이 추진한 개혁을 이어가겠다는 시진핑의 결의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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