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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주홍콩변호사]법률칼럼 115주 – 명예훼손의 방어 Defences in Defamation
  • 위클리홍콩
  • 등록 2024-06-14 02:28:04
  • 수정 2024-06-28 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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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동주 홍콩변호사 (법정변호사)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알아본 영국 명예훼손법의 근대화는 지난 2013년 명예훼손법령 (Defamation Act) 개정을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추가 개정은 없는 상황입니다만, 법원의 새로운 판례들로 인해 오늘날에도 조금씩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교회법에서, 이후 보통법, 법령을 통해 오랜 기간 명예훼손법이 발전되어 왔다면 이와 함께 발전되어온 것이 바로 명예훼손법에 대한 방어 (Defence) 법리입니다. 모든 법이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법을 만들어 사회에 문제가 되는 행위들을 다스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법이 적용되는 범위가 과도한 경우 처음에는 판사들의 판례를 통해, 이후에는 입법부의 법률 제정 또는 개정을 통해 이 범위를 좁혀 나가는 과정이 진행됩니다. 그 범위를 좁히는데 필요한 것이 방어 법리와 예외 (Exception) 입니다.

 

지난 114주 칼럼에서 이미 알아보았듯 명예훼손법에는 이미 중요한 예외가 존재합니다. 길을 가다가 누군가가 “말”로 나를 욕한경우, 일명 구두 비방 (Slander)에 근거한 명예훼손 소송은 바로 진행할 수 없습니다. 매일마다 “말”로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소송을 가능하게 했다면 아마 우리 변호사들은 오늘날 수도 없이 많은 명예훼손 사건들 속에 파묻혀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날 보통법에서 구두 비방 (Slander)에 근거하여 소송을 시작하려면 반드시 이러한 비방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에 대한 구체적인 증명이 같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즉 이러한 예외를 통해 앞서 말한 법의 범위 (Scope)를 좁혀 놓은 것입니다.

 

이 외에도 명예훼손법에는 여러가지 방어 법리들이 존재합니다. 영국 명예훼손법령 제 2조 1항을 보면 “사실” (Truth)에 근거한비방이나 문서는 실제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법적으로 방어가 가능합니다. 즉 “사실”을 말함으로 인해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게 하는 행위는 명예훼손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9세기 “표현의 자유” (Freedom of Expression)라는 인권 개념이 생겨나면서 “솔직한 의견” (Honest Opinion)이라는 방어법리도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명예훼손법령 제3조항에 근거, 누군가 의견을 표출할 당시 해당 의견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었고, 그러한 의견을 제시한 사람이 진심으로 그러한 의견을 갖고 있었다면, 아무리 해당 의견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하더라도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이 역시 명예훼손법의 적용 범위를 좁혀 놓은 방어 법리인 것입니다.

 

동 법령 제4조항을 보면 “공익” (Public Interest)을 위한 글이나 말도 명예훼손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신문이나 인터넷, TV 방송에서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발행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언제까지나 책임 있는 저널리즘(Responsible Journalism)에 근거한 것이었다면 명예훼손법에 저촉되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보통법에서 판례를 통해 만들어진 다른 방어 법리가 있는데 바로 “특권” (Privilege)이라는 방어 법리입니다. 여기에서의 특권이란 사법적 면책특권이라는 의미로, 공무상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발언들로 인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게 되는 경우최대한 발언을 자유롭게 허락하기 위해 명예훼손법의 적용을 금지시킨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경우 면책특권의 적용으로 어떠한법적인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특권”을 통한 방어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바로 절대적 특권 (Absolute Privilege)과 제한적 특권 (Qualified Privilege)입니다. 적대적 특권은 보통 공무상 발언을 해야하는 경우에 적용됩니다. 국회의원이나 판사같이 국회나 법원에서 공무상 발언을하면서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는 절대적 특권에 의해 명예훼손법이 일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한적 특권의 경우에는 모든 발언이 절대적으로 면책특권을 누릴 수 없고, 반드시 공정성과 정확성 (Fairness and Accuracy)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국회나 법원에서 나온 발언을 기자가 보도하는 경우 반으시 공정하고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조건으로 존재합니다. 즉 그 보도가 공정하지 않거나 정확치 못한 경우에는 면책특권의 적용이 거부되는 것입니다. 이 외 보통법에서는 기자들의 보도 외에 사적인 상황에서도 제한적 특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사시 누군가의 부탁을 받아 추천서를써주는 상황이나 업무 공간에서 직원들끼리 서로 주고받은 이메일 등에 들어간 사적인 통신기록들도 제한적으로 면책특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통법에서 적용되는 명예훼손법에 대해 알아보았고 또 이에 적용되는 방어 법리들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이어서다음 칼럼들에서는 명예훼손과 관련된 주요 판례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칼럼에서 계속)

 

이동주 홍콩변호사는 Prince's Chambers에서 기업소송 및 자문을 주로 담당하는 홍콩의 법정 변호사 (Barrister)로, 기업회생 및 파산절차, 임의중재를 포함한 국제상사중재, 국제소송 및 각종 해외 분쟁에서 홍콩법 및 영국법에 관한 폭넓은 변호 및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인수합병, 합작투자, 금융, 증권, 지식재산권, 통상무역, 기업형사 등의 분야뿐만 아니라건설, 에너지, 조선, 해양, IT, 통신 사건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 국내 고객 또는 로펌들의 각종 사건들을 수행, 대리하고 있으며, 분쟁해결을 위한 전체적인 자문 및 소송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홍콩변호사(법정변호사) 이동주

Kevin D. J. Lee

Barrister-at-law

Prince's Chambers (http://www.princeschambers.com)

이메일: kevindj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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