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다양한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시행 중인 가운데 올해 상반기의 지원자가 10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한 포럼에서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다양한 인재 유치 프로그램에 10만여명이 지원해 60% 이상이 비자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리 행정장관은 "지원자 수는 연간 인재 유치 목표치 3만5천명의 거의 3배로 열광적인 반응"이라며 "홍콩이 세계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곳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통치 원칙이 부여한 이점 덕에 국제 금융 센터로서의 홍콩의 위상은 여전히 강하다"고 자평했다.
중국 정부의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정옌슝 주임은 같은 포럼에서 "홍콩은 중앙 정부로부터 중국과 세계 간 '슈퍼 커넥터'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았고 이는 홍콩의 독특한 위치와 이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개시했다. 세계 100대 대학 졸업자로 3년간 직장 경험이 있는 사람, 지난 1년간 연봉이 250만 홍콩달러(약 4억 원) 이상인 사람에게 2년짜리 취업 비자를 내주는 내용이다. 앞서 홍콩 당국은 지난 2월 현재 1만810명이 지원했고, 그중 약 3분의 2가 중국 본토인이라고 밝혔다. 홍콩은 이 외에도 여러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리 장관은 비자 신청자들의 출신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10만여명의 대부분은 중국 본토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의 금융권과 학계에서 중국 출신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다양한 일터에서 중국 본토인들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이 기존 인재 유치 프로그램에 더해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개시한 것은 홍콩인들이 대거 떠난 자리를 메우기 위한 조치다. 리 장관은 작년 10월 시정 연설에서 "지난 2년간 노동 인구가 14만 명 줄었다"며 "글로벌 인재를 적극적으로 쓸어모으겠다"고 밝혔다.
2020년 6월 국가보안법 시행 후 많은 중산층과 지식인들이 영국, 캐나다 등지로 이민을 떠나자 해외 인재들로 그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전날 홍콩 명보는 자체 집계 결과, 2021-2022학년도 현지 초중고에서 2만7천여명의 학생이 학교를 그만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부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자퇴 물결이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고 진단한다고 전했다.
홍콩 교육계에서는 학생과 함께 교사들의 사직으로 '두뇌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당국에 이민 붐의 심각성을 경고해왔다.
<기사 제공: 연합뉴스, 재편집: 위클리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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