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홍콩에서 3년 만에 처음으로 허가받은 시위는 빗속에서 경찰의 삼엄한 감시하에 시작되었다. 약 80명의 정관오(Tseung Kwan O) 지역의 주택 소유자들이 번호가 적힌 명찰을 목에 걸고 매립 계획에 반대하며 행진했다.
시위자들이 착용한 명찰은 경찰의 요구사항이었으며, 다른 지시사항 중에는 100명 제한, 마스크 착용 금지, 그리고 현수막과 전단에 대한 경찰의 검문이 있었다.
정부는 지난 1월, 정관오 남서쪽 간척지에 콘크리트 공장과 쓰레기장 등 6개 공공시설을 짓는 방안을 내놓았으며, 해당 시위는 정관오 지역의 주택 소유자들이 위와 같은 혐오시설 건설을 위해 정관오 지역의 바다를 매립하는 계획에 반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행진은 주최자들이 티우켕랭 스포츠 센터(Tiu Keng Leng Sports Centre) 근처 공원에서 선착순으로 참가자들에게 번호가 적힌 명찰을 배포한 후 시작되었다.
깃발을 든 주민들은 정오경 약 50명의 경찰관의 엄중한 감시 아래 봉쇄된 길을 따라 행진하면서 "우리의 바다를 보호하고 더 이상 매립하지 말라"고 외쳤다.
경찰은 빗길을 따라 행진하는 사람들을 안내했으며, 보행자들을 위한 지정로 표시 테이프를 조정했으며, 시위자들을 인터뷰하려고 시도한 기자들을 포함하여 명찰이 없는 사람들에게 지정된 경로에서 떨어져 달라고 요청했다.
주최자 중 한 명이자 정관오 민생대책위원회 소속인 사이러스 찬(Cyrus Chan)씨에 따르면 100개의 번호표 중 약 80개가 배포되었고, 많은 시위자가 "매우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초 3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집회에 참여 신청을 했으나, 실제로 참가를 한 인원은 약 80명이었으며, 이는 경찰의 필요 이상의 엄격한 규제 탓이라고 밝혔다.
찬 씨는 "저는 이번 규제가 일회성이며, 추후 있을 시위의 관행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홍콩인들은 확실히 평화적인 집회를 열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주민들에게 발급된 현수막과 전단, 안내문 등 모든 간행물은 경찰의 정밀 조사를 받았으며, 검은 옷을 입고 정치 구호를 외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집회는 2020년 이후 첫 대규모 시위였으며, 올해 초 모든 코로나19 규제가 해제된 직후에 이루어졌다.
홍콩의 공공질서 조례에 따르면, 30명 이상의 공개 시위를 개최하려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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