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중국 본토 여행객이 홍콩에서 임시 백신 패스(Provisional vaccine pass)를 받아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었다는 SNS 게시물이 확산되면서, 임시 백신 패스 발급 기준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중국 대표 SNS 플랫폼 샤오홍슈에서 한 중국 본토 여행객이 지난 8월 백신을 접종하거나 백신 접종 면제 증명서 없이도 선전에서 홍콩으로 격리 없이 입국했으며, 임시 백신 패스를 발급받아 식당, 술집, 디즈니랜드 등에 자유롭게 출입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홍콩 최대 인터넷 포럼 LIHKG에 게재되면서 많은 네티즌이 차별 대우를 지적했으며, 일각에서는 홍콩 정부의 방역 허점을 우려했다.
해당 입국자는 2020년부터 도입된 ‘컴투홍콩(Come2HK)’ 입국 제도를 통해 홍콩에 입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컴투홍콩은 ‘리턴투홍콩(Return2HK)’과 함께 중국, 마카오, 대만에 머무는 홍콩 거주민 또는 중국 본토 및 외국인 홍콩 비거주민이 홍콩에 입국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컴투홍콩과 리턴투홍콩 제도를 통해 입국하는 입국자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도 홍콩에 입국할 수 있다. 당시 중국, 마카오, 대만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낮은 확진자 수를 고려해 코로나19 위험이 낮은 지역으로 간주했고, 따라서 백신 접종 여부를 입국 제한 요건으로 포함하지 않았다. 컴투홍콩과 리턴투홍콩 제도로 입국한 여행객들은 격리를 하지 않고 입국 후 임시 백신 패스를 받아 모든 공공장소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임시 백신 패스는 지난 5월 홍콩 비거주민 입국을 허용하면서 실시되었다. 중국, 마카오, 대만을 제외한 해외 국가에서 입국하는 모든 입국객은 최소 2차 접종을 해야 하며, 관련 해외 백신 접종 증명서 또는 코로나19 회복 증명서를 제출해야 입국 및 임시 백신 패스를 받을 수 있다. 임시 백신 패스는 180일간 유효하며 일반 백신 패스를 받기 위해서는 백신 패스 요건에 맞춰 3차 접종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마카오, 대만, 중국 본토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의 경우 이 해당 요건으로부터 면제되며,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도 입국하고, 의무 격리를 하지 않으며, 임시 백신 패스를 받을 수 있다.
임시 백신 패스 제도의 허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존 리 행정장관은 “중국의 확진자 수는 세계적으로 가장 저조한 곳 중 하나로, 코로나19 유입 위험이 매우 낮다. 컴투홍콩과 리턴투홍콩 제도는 시행된 지 오래되었고 그동안 중국 본토에서 유입된 코로나19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조셉 창(Joseph Tsang) 홍콩의학협회 자문위원회 의장은 모든 사람이 공평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 요건을 통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틴(Michael Tien) 의원은 “홍콩 주민들은 3차 접종을 해야 블루 코드를 받게 되는데, 이러한 면제는 홍콩 주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할 설득력과 당위성을 떨어트리며, 오히려 차별과 불공평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이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홍콩으로 유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이들이 홍콩에 도착해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지역 전파를 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현지 의료 시스템에 부담을 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시 백신 패스를 여행객의 출발지와 무관하게 요건을 통일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국 대변인은 당국이 임시 백신 패스 기준을 표준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