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패스 적용 연령이 확대되면서 다가오는 9월 30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5~11세의 어린이들은 식당, 정부 기관 등 백신 패스 적용 공공장소 출입이 제한된다. 정부의 백신패스 확대 계획에 많은 부모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정부는 백신패스를 5~11세 어린이에게도 확대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백신 패스 확대 계획은 2번에 나눠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9월 30일부터 3개월 이내에 최소 1차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하며, 1차 접종을 받은지 3개월이 지났다면 2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2단계는 11월 30일부터 시행되며, 5~11세 어린이 모두 2차 접종을 해야 공공장소 출입이 허용된다.
휴대폰이 없는 어린이의 경우, 백신패스 QR코드를 종이로 출력하거나 스크린을 캡쳐하여 부모 또는 다른 보호자의 휴대폰에 저장하여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리브홈세이브 앱에 자녀의 백신 패스도 함께 저장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정부의 최신 발표에 일각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백신 접종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이번 계획은 자녀의 기본권과 자유를 박탈하고 백신 부작용을 걱정하는 부모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어린이들이 QR코드 스캔하여 출입하는 절차를 이해하기에 너무 어리기 때문에, 오히려 불편을 야기하고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홍콩아동권리위원회는 지난 2일(금)부터 백신패스 적용대상 확대에 대한 불만 메시지가 1600개 이상 접수됐으며 상당수가 백신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부모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빌리 웡 (Billy Wong) 사무총장은 많은 부모가 자녀가 1차 접종받은 후 오랫동안 아파서 2차 접종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백신 접종을 지지하지만, 예방 접종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유일한 수단이 아니며,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한 보다 더 효과적인 대책이 있다”며 “백신패스 연령을 낮추는 것은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부모의 우려를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빌리 웡 사무총장은 많은 부모가 자녀들의 레저문화서비스국 관할 공공장소 출입이 금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하며 “레저 관련 공공장소 출입이 금지되면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거주환경이 좁을수록,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아동일수록 더 심각한 정서적, 신체적 발달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이 같은 대규모 정책을 내놓을 때는 공공보건과 예방접종의 관점에서만 고려하지 않고 장기적 아동의 발달 또한 함께 고려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3~11세 어린이 502,600명 중 67%가 2차 접종을 받았고, 81.2%가 1차 접종을 마쳤다
라우위렁(Lau Yu-lung) 박사는 백신 패스 연령을 낮춤으로써 어린이 백신 2차 접종률을 9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며 지지의 입장을 보였다. 렁춘잉(Leung Chun-ying) 전 행정장관은 페이스북에서 낮은 접종률이 방역의 ‘핵심 결함’이며, 공공 보건을 수호하기 위해 단순한 호소에 거치지 않고 강제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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