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홍콩달러 매도와 캐리 트레이드를 유발해 현지 통화 하락 압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홍콩은 달러 페그제에 따라 홍콩달러 환율을 미화 1달러당 7.75~7.85 홍콩달러 범위에서 변동하도록 통제하며, 미국의 금융 정책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강력한 긴축 의지를 드러내면서 9월에 76bp 인상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높였다. 만약 미국이 9월 중 75bp 인상한다면 6월 이후 3번째 빅스텝 금리 인상이 되며, 3월 0.25~0.5% 기준금리에서 3.25~3.5%로 3% 포인트 인상하게 된다.
따라서 폴 찬(Paul Chan) 재무장관은 홍콩은 또 한 번 기준 금리 대폭 인상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만약 미국이 빅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홍콩달러 매도와 캐리 트레이드를 또다시 유발하게 될 것이며, 결국 홍콩 금리 인상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나라의 주식, 채권 등 금융 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홍콩 통화국은 홍콩달러 약세에 올해에만 이미 시장에 약 30회 개입해, 2,000억 홍콩달러 상당을 매입했다. 통화국은 홍콩달러가 7.75~7.86 환율밴드 내에 변동할 수 있도록 환율이 밴드 양 끝단에 도달하면 홍콩달러를 매도 또는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안정시킨다. 올해 잇따른 미국 금리 인상과 투자자들의 홍콩달러 매도 움직임에 지난 5월부터 통화국인 반복적으로 시장에 개입했다.
통화국이 시장에 개입해 홍콩달러를 매입하면서 홍콩 은행 간 시장 내 유동성 잔액이 기존 약 3,400억 홍콩달러에서 1,250억 홍콩달러로 줄었다. 나티시스(Natixis Corporate and Investment Bank)의 캐리 응(Gary Ng)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홍콩달러 매도 현상이 다시 일어나게 될 것이며, 홍콩 통화국은 결국 다시 시장에 개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시장 유동성이 1,000억 홍콩달러 미만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라며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되면, 홍콩 은행들은 예금 유치를 위하여 우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으며, 은행 간 금리인 하이보(Hibor)도 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많은 주택 담보 대출자의 대출 비용이 늘어나 부담을 주게 된다.
그러나 테렌스 총(Terence Chong) 중문대학교 경제학자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이 비록 일부 주택 담보 대출자에게 대출 비용 인상을 야기하겠지만, 전반적인 홍콩 경제와 부동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홍콩은 금융 허브로서 은행 업계가 홍콩 GDP에 지대한 기여를 하는 만큼, 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 업계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폴 찬 재무장관은 홍콩달러 매도가 자본 유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기간 홍콩 시중 은행의 홍콩달러 예금이 오히려 0.4% 소폭 증가해, 현지 통화 매도가 자본 유출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며, 홍콩 금융 및 환율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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