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공공 주택 입주 대기 기간을 3년 미만으로 단축시키겠다는 정부의 오랜 약속에도 불구하고 평균 6년 이상으로 길어졌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길다. 

21일(월)에 발표된 최신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일반 신청자의 공공 임대 주택 입주 대기 기간이 전분기 5.9년에서 6년으로 0.1년 길어졌다. 입주 우선 대상자인 독거 노인 신청자의 대기 기간도 3.8년에서 4년으로 0.2년 길어졌으며, 2000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주택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간 약 5,430명의 신청자가 공공 임대 주택을 배정받아 입주했다. 그러나 12월 말 기준 약 24만8천 명의 신청자가 여전히 입주 대기자로 등록돼 있다.

1997년 홍콩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홍콩 정부는 공공 주택 입주 기간을 3년으로 단축시키겠다고 약속했다. 1998년 평균 대기 기간은 6.5년으로 홍콩 반환 이후 가장 길었다. 2005년, 2007년, 2009년은 평균 1.8년으로 대기 기간이 가장 짧았던 해였다. 당시 홍콩 정부는 매매용 정부 보조 주택 건설보다는 임대 공공 주택 공급에 집중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공공 주택 입주 대기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7년에는 4.6년, 2020년에는 5.7년, 2021년에는 6년으로 계속 길어졌다.

렁 만퀑(Leung Mankong) 입법회 주택 부문 의원은 “최근 코비드19 확산세에 정부가 퀸즈 힐(Queen's Hill Estate)과 라이킹(Lai King Estate) 공공 임대 주택 약 3천 호를 격리 시설로 사용하게 되면서 입주자들의 대기 기간이 연장됐다”며 “더 나아가 2026/27년 이후까지 공공 주택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것을 감안하면 최악 상황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홍콩 민간 정책 싱크탱크 아워홍콩파운데이션(Our Hong Kong Foundation)의 라이언 입(Ryan Ip) 토지 및 주택 연구 책임자 또한 입주 대기 기간이 2024년까지 최장 6.4년으로 길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복잡한 공공 주택용 토지 공급 및 도시 건설 계획 절차가 주택 공급 속도를 늦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윌슨 올(Wilson Or) 민건련 의원은 “개발국은 공공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부지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도시 계획 진행 절차 또한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주택연맹(Federation of Public Housing Estates)이자 주택국 소속인 앤서니 치우(Anthony Chiu)는 공식 예측에 따르면, 향후 몇 년 동안 공공 주택 연간 공급량이 약 1만 개에 불과하다. 정부는 토지 개발 절차를 간소화해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소득층 지원단체 SoCO는 캐리 람 행정장관이 그동안 시민들의 내 집 마련 정책에 지나치게 집중하면서 공공 임대 주택 공급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SoCO의 츠 라이산(Szi Lai-shan) 부국장에 따르면, 2018년 캐리 람 행정장관이 선출되면서 시민들의 주택 소유에 초점을 맞춘 주택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이에 따라 저소득층들의 내 집 마련이 가능케 하기 위해 공공 임대 주택보다는 매매용 공공 보조 주택 공급을 우선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공 임대 주택 입주를 위해 1년 이상 대기한 신청자들은 공공 보조 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하여 츠 라이산 부국장은 “이들이 아파트를 매입할 여유가 있었다면 저렴한 공공 임대 주택에 들어가려고 대기할 필요가 없다. 캐리 람 행정장관의 계획은 저소득층들을 당혹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공공 임대 주택 대기자 모두에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자격요건을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정부는 3년 이상 공공 임대 주택 입주 대기 중인 신청자에게 주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2인 가구와 6인 가구 신청자에게 각각 약 2,250 홍콩달러와 3,900 홍콩달러를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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