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홍콩이 세계 IPO 시장 상위 3위권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글로벌 회계법인들의 전망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증권거래소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17일 현재 총 92개 기업이 홍콩 증시에 상장했으며 자금 조달액은 약 3,189억 홍콩달러(미화 408억8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사상 최고 연간 자금 조달액을 달성했던 지난해 미화 509억 달러와 비교했을 때 20% 줄어들었다. 또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자금 조달액이 감소했다.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중국 IT 기업 규제 및 올해 하반기 홍콩 증시 부진으로 홍콩이 세계 IPO 시장 3위권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줄곧 제기됐다. KPMG, 언스트앤영, 딜로이트 등 여러 글로벌 회계법인들은 홍콩이 지난해 세계 IPO 순위 2위에서 올해 4위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루이스 라우(Louis Lau) KPMG차이나 자본시장 자문단 홍콩 파트너는 “중국 당국의 규제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지난 3분기부터 많은 기업이 홍콩 증시 상장 시점을 늦추거나 조달 금액을 축소했다”다고 밝혔다.
홍콩은 지난 12년 동안 7차례 세계 IPO 1위를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바이두, 비리비리, 콰이서우, 트립닷컴 등 대형 중국 IT 기업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해 증시 호황을 보여 3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7월부터 중국 당국이 전방위적인 중국 IT 기업과 사교육 기업을 규제하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기업 수가 줄어들었으며 이같은 현상은 4분기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10월부터 12월 17일 현재까지 홍콩에 상장한 기업은 단 21개 기업으로 자금 조달액도 미화 49억8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홍콩증권거래소와 딜로직(Dealogic) 통계에서도 홍콩은 이미 지난 11월에 미국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 상하이증권거래소 다음으로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홍콩증권거래소는 올해 홍콩 증시가 호황했다고 밝히며 “올해 신경제 기업 54개가 홍콩 증시에 상장했으며 전체 자금 조달액의 86%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7년 6.9%와 비교했을 때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홍콩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차등의결권 주식을 보유한 개인 및 법인 주주로 구성된 기업과 매출 전 단계인 생명과학 기업의 상장을 허용했다. 이에 알리바바 그룹, 바이두와 같은 중국 거대 IT 기업들이 홍콩에 상장할 수 있게 되었고 홍콩은 아시아의 새로운 IT 허브로 떠올랐다.
니콜라스 아구진(Nicolas Aguzin) 홍콩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는 “9월 말 현재 200개 이상의 IPO 신청이 진행 중인데다 다가오는 1월 1일부터 특수목적인수회사(SPAC)의 상장을 허용하기 때문에 향후 홍콩 증시와 IPO 활동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규제를 피해 홍콩 증시 상장을 모색하는 중화권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내년 홍콩 IPO 시장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루이스 채(Louis Tse) 웰시세큐리티스(Wealthy Securities) 전무는 “중국 당국의 IT 규제 상황이 진정되면 더 많은 중화권 IT 기업과 생명과학 기업이 홍콩 증시에 상장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잠재적 제제를 피하기 위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할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며 내년 홍콩 증시를 매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0일(월) 중국 보험사 FWD 그룹이 결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계획을 접어 홍콩 증시 상장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으며,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도 이달 초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폐지하고 홍콩으로 옮겨가겠다고 발표했다.
에드워드 아우(Edward Au) 딜로이트차이나의 파트너는 “미국에 상장했던 중국 기업들이 홍콩 증시 상장을 가속화하면서 이들이 내년 홍콩 IPO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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