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에서 치솟는 주택 가격에 아파트 사이즈는 갈수록 작아지는 반면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주머니는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홍콩에서 개발업자들이 신규 프로..
홍콩에서 치솟는 주택 가격에 아파트 사이즈는 갈수록 작아지는 반면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주머니는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홍콩에서 개발업자들이 신규 프로젝트들을 작은 단위로 쪼갠 5평 미만의 이른바 ‘나노 아파트’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초소형 주택의 높은 수요에 이들 프로젝트가 단 수시간 만에 매진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홍콩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주택이 증가하는 추세로, 보도에 따르면 홍콩의 신축 아파트 가운데 12평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에서 지난해 27%로 급증했다. 홍콩 정부는 이 수치가 내년에는 43%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초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억만장자 주인들의 주머니를 불리는 데만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12평 미만의 아파트 가격은 2010년 말 이후 두 배 이상 뛰었고 계속해서 새로운 기록을 경신 중이다. 그러나 48평 이상의 경우, 가격이 정점을 찍은 2013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신규 프로젝트에 잠재적인 구매자들이 몰려들면서 청쿵부동산·K&K부동산 등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나서기도 한다. 억만장자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은 “지난주 자사는 이미 1년 판매 목표치인 250억 홍콩달러(약 3조 6400억 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은행담보에 한도를 두는 가운데, 개발업자들은 추가 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내 집 마련에 대한 홍콩 사람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기존 주택에 계약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대안으로 대부분 소형인 신축 아파트를 구입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은 이달 초 향후 3~4년 안으로 민간 주택 9만 6000채가 시장에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역시 다수가 소형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홍콩의 폴 체 의원은 지난해 12월 입법회에서 “부동산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는데 주택 규모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홍콩 정부의 신규 공급 촉진 방안을 비판한 바 있다.
초소형 주택이 거주자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잔 새거트 뉴욕대학교 환경심리학 교수는 “아주 비좁은 집에서 자란 아동들의 경우 학교에서 집중하는 데 더 어려움을 느끼고 표준화 시험에서도 더 낮은 점수를 받는다. 성인들에게 있어서도 공간 부족은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떨어뜨린다”면서 “홍콩이 상황을 극한으로 몰고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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