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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홍콩이 필요하지만, 홍콩인은 필요치 않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7-05-11 22:13:06
  • 수정 2017-05-11 22: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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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경제의 ‘중국화’와 우울한 젊은이들 "나의 아버지는 트럭 기사이다. 중국 대륙과 홍콩을 오가며 돈을 벌고, 대륙에 3명의 현지처가 있다. 나는 홍콩대학 학...
홍콩 경제의 ‘중국화’와 우울한 젊은이들

 
"나의 아버지는 트럭 기사이다. 중국 대륙과 홍콩을 오가며 돈을 벌고, 대륙에 3명의 현지처가 있다. 나는 홍콩대학 학생이다, 그런데도...".

홍콩의 저명한 사회학자는 자신이 가르치는 홍콩대학 학생부터 이런 푸념을 들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 세대에게 홍콩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늦은 중국 대륙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것은 이용 가치가 높은 큰 장점이었다. 전철이나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곳에 훨씬 저렴한 비용의 거대한 경제가 존재한다.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시작되면서 홍콩기업은 대륙에서 조달된 노동력에서 생산한 제품을 세계에 수출하고, 그 이익으로 홍콩 시민들은 대륙에서 쇼핑과 레저를 싸게 즐길 수 있었다. 홍콩에서는 저임금 노동자도 대륙에서는 갑부였다. 많은 중년 홍콩 남성이 대륙의 젊은 여성과 결혼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급성장에 따라 상황은 크게 변화했다. 1990년대 중국의 20% 이상을 차지하던 홍콩의 GDP는 지금 중국의 3%에 못 미친다. 중국의 화려한 경제성장과 비교해, 반환 후 홍콩 경제는 분명히 기세 부족이었다. 베이징은 홍콩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관광객의 홍콩 개인 여행과 홍콩의 금융 기관의 위안화 업무를 해금했다. 이 경제융합정책의 개시 후 홍콩 경제는 성장하며 '중국 화'가 진행됐다. 홍콩 증권거래소의 중국 기업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반환 직전의 1996년은 8.48%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0%를 넘는다.

그러나 경제융합이 홍콩 민간인, 특히 젊은이들에게 이익이 되었는가, 라는 질문에는 의심 스럽다. 대륙에서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 제도가 시작되어, 홍콩의 대학에는 대량의 중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유학을 오게 됐다. 동시에 중국 사업 확대로 홍콩에서도 중국 대륙의 경제에 정통한 인물이 대접받게 됐다. 홍콩 금융계에서는 몇 년 전만해도 중국인이 영어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 외국인조차도 만다린을 하지 못하면 상대해 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발생한 것은 홍콩 취업 시장에서 홍콩인과 대륙인의 경쟁이다. 중국 국유 기업은 홍콩 사람을 고용하고 싶어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자 기업의 고용 우선순위도 대륙의 간부 자녀, 대륙의 부호 자녀, 대륙의 평민 엘리트, 홍콩의 부호 자녀, 홍콩의 해외 유학파, 홍콩의 일반 대학생의 순이다 보니 홍콩 젊은이의 불만은 끓는점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중국어에 능통하고, 중국의 독특한 정치 경제 사정에 정통하며, 우수한 커넥터를 가진 자에 홍콩의 젊은이들은 선천적으로 경쟁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콩에서는 금융센터 기능의 성장과 부동산의 고공행진이 부유층에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반면, 한때 홍콩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맡은 물류산업이 대륙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등 격차를 악화 시키는 경제 구조가 되고 있다.

글머리에 소개 한 것과 같은 홍콩의 젊은이들에게 활로는 없는가. 정부 관계자 등으로부터 자주 듣는 하나의 대답은 "대륙에서 일"이다. 거대한 중국에는 무한한 기회가 있다.

홍콩의 젊은이에게 홍콩에서 좋은 일자리가 없으면 중국 대륙에서 일하며 성장하라며 홍콩 정부는 청소년을 격려한다. 그러나 이것도 현실성을 결여됐다. 대륙에서 일하고 있는 홍콩 시민의 수는 1988년 52,000명에서 2004년에는 244,000명으로 증가했지만 이를 정점으로 2010 년에는 175,100명으로 감소했다(그 이후 통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과거 홍콩의 제조업이 대륙에 공장을 설립하면 홍콩인은 그 숙련공이나 관리직으로 환영받았지만 이제 중국의 제조업은 홍콩인을 필요로 하지 않고, 대륙에서 일하는 홍콩인은 관리자와 관리직 전문직이 80%를 넘는다. 홍콩의 대기업에서 주재원으로 파견 된 중년 이상의 관리직이 중심인 상황에서 젊은이에게는 거의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홍콩의 저명한 국제정치 학자 싸이몬 센(沈旭暉)은 "중국은 홍콩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홍콩 사람을 필요로 하는지 여부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 경제를 아직도 전면 자유화하지 못하는 중국에게 '일국양제'에서 적당히 중국 경제로부터 고립된 국제금융센터 홍콩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점점 더 큰 장점이다.

그러나 중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이제 홍콩의 경제력과 인력이 아닌 기능뿐이다. 대륙인이 홍콩의 기능을 스스로 움직이고 이용할 수 있다면 까다로운 정치적 요구를 늘어놓는 홍콩인은 더 이상 중국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존재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이렇게 홍콩 시민에게는 우울한 날들이 계속된다. 영국 여론 조사 사이트 YouGov가 2015년 11월부터 12월까지 세계 17국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세상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대답 한 사람은 홍콩에서 불과 8%, '나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71%에 이르고 있으며, 프랑스의 81%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한편, 이 조사에서 가장 낙관적이었던 중국 대륙의 주민들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가 41%에 달했고,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33%에 머물렀다.

홍콩의 젊은이들이 2014년 일으킨 민주화 요구 '우산 운동'은 현지에서 '젊은이의 문제'로 인식이 되는 계기가 됐다. 중국 정부는 현재 홍콩의 일부 젊은이 사이에서 타올랐던 홍콩 독립 운동의 저지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이 홍콩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경제인 것이 무엇보다 우선책이 아닐까.

<글 발췌 : 쿠라타 토오루 (릿쿄 대학 교수)의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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