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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테러에도 안전정보 문자는 없었다…'랜덤' 재외국민 보호정책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6-10-20 16:06:16
  • 수정 2016-10-20 17: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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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모 한국기업 터키 주재원 남편을 따라 터키에 거주 중인 A씨는 지난 7월 터키의 IS(이슬람국가) 테러와 군사 쿠데타 당시 영사관으로부터 아무 연락을 받지..
#1. 모 한국기업 터키 주재원 남편을 따라 터키에 거주 중인 A씨는 지난 7월 터키의 IS(이슬람국가) 테러와 군사 쿠데타 당시 영사관으로부터 아무 연락을 받지 못했다. A씨는 각종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주변 교민들과 '찌라시'를 주고받으며 불안감을 해소했다. 그가 받은 '찌라시'엔 "OO조직이 터키를 피바다로 만들 수 있는 큰 규모의 테러를 준비 중"이라는 등 불확실한 정보가 가득했다.

A씨는 "인터넷 기사엔 외교부가 터키 교민 1500명에게 문자를 발송했다고 나왔지만 그 문자는 여행중인 한국 번호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갔다"며 "재외국민등록도 했고 범죄사실증명서나 여권 재발급 때문에 영사관에 자주 가는데도 2013년부터 영사관으로부터 안전 관련 문자를 받은 적이 없고 내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2. 지난 7월15일 해외여행차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하다 군사쿠데타로 공항에 갇힌 직장인 B씨는 사건발생 4시간여 만에 외교부 문자를 받았다. 오후 10시쯤부터 공항이 통제되고 기관총 소리가 들리고 현지 경찰들이 출동하는 등 아비규환이 벌어진 뒤인 새벽 2시쯤 '이스탄불, 앙카라 등(여행자제), 시리아 국경지역 등(철수권고), 그외(여행유의)'라는 내용과 영사콜센터 번호가 찍힌 문자가 왔다.

<휴대전화를 로밍해간 B씨는 터키 군사쿠데타 발생 4시간여 만에 외교부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사진=B씨 문자메시지캡쳐. >
<휴대전화를 로밍해간 B씨는 터키 군사쿠데타 발생 4시간여 만에 외교부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사진=B씨 문자메시지캡쳐.>
 
B씨가 영사관에 전화하자 "우리도 계엄령 때문에 움직일 수 없다. 공항은 교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으니 외신을 보며 잘 숨어있으라"고 말했다. 이후 새벽 4시쯤 영사관 직원 2명이 공항에 와서 물 한 병과 과자를 나눠줬다. B씨는 "영사관은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단계별 매뉴얼이 없다고 했다"며 "한국인 관광객들끼리 '우린 해외 가면 버림받는다'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우리 국민의 해외 출국자 수가 올해 처음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재외동포 수가 718만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재외국민 보호정책은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해 말부터 유럽 전역을 중심으로 IS테러와 납치 등 대규모 사건사고에 재외국민과 해외여행객들이 노출되고 있지만 안전대책은 공관별로 '주먹구구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랜덤' 재외국민 보호정책

해외여행객과 재외국민은 각종 천재지변과 피랍, 내란, 항공기 사고 등 대형사건뿐 아니라 개개인에게 발생하는 단순 소매치기부터 납치, 감금, 강도, 사기, 횡령 등까지 다양한 유형의 사건사고를 겪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외국민 사건사고는 2013년 9100명, 2014년 1만664명, 지난해 1만4076명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우리 국민이 정부의 도움을 받을 확률은 '랜덤'에 가깝다. 외교부에 따르면 테러와 재난 등 해외 비상사태 시 해외여행객들 중 국내 통신사의 로밍서비스를 신청한 이들만 외교부의 안전정보 문자메시지(SMS)를 받을 수 있다. 현지 통신사의 유심(USIM·가입자인증식별모듈)을 쓰면 비상연락을 받을 수 없다.

A씨와 같이 현지 휴대전화를 쓰는 해외 장기체류자들은 안전문자 서비스 대상자에서 아예 제외돼있다. 예산이 부족하고 연락처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관별로 일부 교민에게 이메일을 발송하거나 비상연락망, 공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안전 관련 공지사항을 전파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교민들에게 모두 직접 연락할 수는 없으니 각종 단체나 협의회, 교회 등 종교단체 리더급들 비상연락망을 통해 공관이 안전공지를 전파하고 안전여부를 파악한다"며 "공관마다 체계가 조금씩 다른데, 사건사고가 많은 필리핀의 경우엔 안전카톡망을 운영해 일괄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한국인 수가 적은 공관은 직접 연락을 취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내년도 재외국민보호 예산안을 증액해 국가별 안전정보 문자서비스 대상을 기존의 해외출국 여행객뿐만 아니라 해외에 장기체류 중인 재외국민에게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유명무실' 재외국민 등록법…법개정 하세월

이처럼 재외국민 보호 정책이 체계적이지 못한 데에는 정부가 재외국민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재외국민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이 크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재외국민 등록률은 56.6%로 1년 전에 비해 1.4%포인트(p) 증가했으나 여전히 5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현행 재외국민등록법에 따르면 외국의 일정한 지역에 90일 이상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주소를 정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재외공관에 등록해야 하지만 이를 어길 경우 강제하거나 제재할 방법이 없어 실효성이 낮다.

외교부는 지난 1월 '2016년도 법률안 국회 제출계획'을 통해 재외국민 미등록자에 대한 제재규정이나 등록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신설하는 재외국민등록법 개정안을 마련해 7월 전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인 상태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발표하는 이민 통계가 미국 등 외국 정부의 공식 이민통계와 큰 차이가 나는 현상이 매년 벌어지고 있으며, 사건·사고 발생시 해외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 안전 여부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외국민 보호가 외교부의 중요한 의무임을 감안할 때, 자진신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법개정을 통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재외국민 현황 파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재외국민 등록률이 높지 않아 정보수집에 한계가 있고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재외국민등록법 개정안은 아직 협의중에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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