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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섭의 홍콩 생활 일기- 1] 대학생의 홍콩생화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6-02-25 18:06:12
  • 수정 2016-03-23 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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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生生 인턴 후기 인터뷰에 이어서 새로운 연재기사로 돌아온 위중섭입니다. 지난번 주제는 대학생분들께만 너무 국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홍콩..
안녕하세요. 生生 인턴 후기 인터뷰에 이어서 새로운 연재기사로 돌아온 위중섭입니다. 지난번 주제는 대학생분들께만 너무 국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홍콩에 계신 한인 여러분 모두가 같이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생각해 봤습니다. 요즘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환율, 여전히 살인적인 세계 1위의 집값, 높은 물가, 비관적인 2016년 경제전망 등으로 인해 제가 2013년에 처음 홍콩에 왔을 때 보다 생활이 좀 더 힘들어졌는데 직장인, 대학생, 학부모, 워킹홀리데이 등 여러 범주의 교민 분들께서 어떻게 생활을 하고 계시고 어떤 점이 힘들어졌는지에 대해서 인터뷰를 하고 독자 여러분들과 얘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그 첫 번째 이야기, 대학생의 홍콩 생활입니다.

1. 공부
홍콩에서 어떤 대학교를 다니더라도 로컬 학생들, 중국 학생들과 경쟁을 피하기는 힘듭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로컬과 중국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고 실제로 많은 수업들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실력 있는 친구들도 많이 만나봤습니다. 한 가지 일화를 들려드리자면, 제가 1학년 때 중국인 친구와 수업을 같이 가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총 여섯 번의 시험 중 다섯 번째 시험을 보는 날이었고 저는 친구에게 시험 준비를 다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 친구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이 시험은 6개 중에 제일 잘 본 시험 4개만 반영되는 건데 자기는 이미 앞의 4개 시험을 다 만점을 맞아서 5번째부터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군요. 이런 대화가 일상인 중국인 친구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홍콩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한국인들 중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는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개개인의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2. 언어
홍콩의 공식 언어가 광동어와 영어라는 점, 다들 알고 계셨나요? 홍콩은 100년 동안의 영국령 식민지 생활을 거치면서 영어가 공식 언어가 되었지만 딱히 생활하면서 영어가 어디서든 통한다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기 때문에 그저 형식적인 느낌이 많이 듭니다. 대학교에서도 아쉬운 점은 듣고 싶은 수업을 정한 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바로 수업에서 사용하는 언어(language)입니다. 아무리 듣고 싶은 수업이 있어도 그 수업이 영어로 제공되지 않으면 절대 들을 수가 없고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것 또한 불가능합니다. 가끔은 학교 안에 학생식당에서도 영어나 만다린을 하나도 못 알아듣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기본적인 광동어는 생활에 꼭 필요합니다.

3. 대학생활
홍콩에 있는 대학교들 모두 한국인의 수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전에는 로컬 학생들이 운영하는 동아리 밖에 없었고 참여 방식이 제한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한국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었습니다. 물론 유학생활을 하면서 로컬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지 않고 한국인들만의 자체적인 동아리를 만드는 점은 안타깝지만 학술동아리들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언어 장벽 때문에 많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 대학처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의 자리도 부족했는데 2014년부터 진행된 KMF(Korea Music Festival)를 통해 홍콩의 한인 대학생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공연도 할 수 있는 축제의 자리 또한 마련되었습니다. 홍콩 내의 대학 생활은 여러 행사들과 동아리들이 생기면서 매년 눈에 띄게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행사들과 기회가 있을 예정인 만큼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학비
홍콩의 학비는 한국 대학교들의 두 배 수준으로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에 비하면 훨씬 저렴한 비용이 듭니다. 실제로 홍콩 내의 대학들은 대부분이 세계적으로 높은 랭킹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홍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용적인 측면에서 더 낫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또 홍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였거나 가족이 다 홍콩에 있는 경우 홍콩 로컬 학생으로 분류되어 일반 학비의 절반 이하를 지불하게 됩니다.

5. 기숙사비
대학생들에게 기숙사는 정말 중요합니다. 중문대학교 기준 2인실 기숙사가 한 학기(약 4개월)에 6000HKD정도인 반면 기숙사가 없을 경우 그 어느 곳에 살아도 기숙사 정도 크기의 방을 최소 한 달에 8000HKD를 지불하고 살아야 합니다. 홍콩대학교는 한국인과 같은 국제학생들도 기숙사에서 요구하는 활동(성가대, 행사 도우미 등)을 하지 않으면 다음해 기숙사에 남을 수 없게 되고 약간의 보조금을 받고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6. 생활비 & 쇼핑
생활비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확실히 외출을 자주 하면 할수록 소비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보통 학교 안에서 밥을 먹을 경우 한 끼에 25~40HKD 정도 하지만 학교 밖에서 먹을 경우 맥도날드를 제외하고 40HKD이하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매우 한정되어 있습니다. 보통 저렴한 편에 속하는 음식들도 한 끼에 50~100HKD인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꽤 큰 지출입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친구들과 술을 먹으러 가도 한 병에 70~80HKD 하는 소주를 마시기가 쉽지는 않죠. 그래서 보통 평균적으로 4000HKD~6000HKD 정도를 생활비로 잡고 계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생활비가 아무리 많이 들어도 쇼핑은 다른 얘기 아닌가요? 하하 그래도 홍콩은 쇼핑의 도시답게 어딜 가든 거대한 쇼핑몰이 위치해 있고 크리스마스 세일, 춘절 세일, 여름 세일 등 많은 세일을 합니다. 기본적인 의류 브랜드 뿐만 아니라 전자기기와 먹거리도 세일을 하는데 그중에서도 저는 향수가 정말 싸더라구요. 혹시 집 근처에 컬러믹스, 사사, 왓슨 같은 가게가 있으면 수시로 들러서 향수 가격을 확인해 보세요. 가끔 정말 말도 안 되는 70% 폭탄세일을 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7. 아르바이트
홍콩 유학 생활의 숨은 장점은 바로 아르바이트입니다. 홍콩은 물가가 비싸고 요즘 환율도 너무 높아졌기 때문에 많은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는 대부분 음식점, 과외 그리고 통역을 하는데 음식점과 과외는 보통 오랫동안 하는 아르바이트이고 통역은 2~4일 동안 열리는 전시회나 회의장에 가서 종일 통역을 하는 일입니다.

홍콩에 한국 음식점들이 정말 많이 생겼기 때문에 음식점 알바는 보통 구하기 쉬운 반면 과외나 통역은 지인을 통해서 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외는 홍콩에서 고등학교나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 입시 준비나 시험 준비를 도와주는 수업이 전형적입니다. 또 통역은 단순 아르바이트를 넘어서서 실제 회사 업무에 관여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이력서를 요구하지만 우선 한 번 좋은 인상을 남기게 되면 이후에 또 다른 통역 업무를 부탁받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꿀알바’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방학 기간에는 홍콩에서 하는 아르바이트가 시급이 50~60HKD로 되게 높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에 가지 않고 홍콩에 남아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대학생의 홍콩 생활 일기 재미있으셨나요? 앞으로 매주 이런 형식으로 홍콩에 다른 교민 분들께서는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글을 쓸 계획입니다. 대학생의 관점에서 제가 느낀 홍콩 생활은 분명 홍콩이라는 땅은 많은 기회가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만큼 노력하지 않으면 큰 낭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적으로 높은 순위의 대학들인 만큼 경쟁자들도 쟁쟁하고 무엇보다도 언어의 장벽(영어, 만다린, 광동어)을 넘지 못한다면 할 수 있는 활동이 매우 제한적이니까요. 자 그럼 홍콩에 계신 대학생 여러분 모두 아자아자 파이팅~

위중섭(jack.jungsub.w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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