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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중" 서점 관계자, 수수께끼 연속 실종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6-01-07 21:54:43
  • 수정 2016-01-07 21: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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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문제화 하는 중국의 언론 탄압 지난해 10월부터 홍콩에서 반중국 서적을 취급하는 서점 관계자의 실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중국 치안당국이 개입한..
국제 문제화 하는 중국의 언론 탄압

 지난해 10월부터 홍콩에서 반중국 서적을 취급하는 서점 관계자의 실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중국 치안당국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실종된 홍콩인이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 중국의 언론 탄압이 국제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 실종자의 겁에 질린 전화 ― 중국 당국의 감시?
지난해 10월부터 반공 서적 관계자가 잇달아 실종된 홍콩의 "통로완(銅鑼湾) 서점"의 5번
 째 희생자인 리보(李波 65) 씨가 갑자기 연락을 끊은 것은 지난해 12월 30일의 일이다.
홍콩 코즈웨이베이에 있는 "통로완 서점"은 출판을 겸한 서점으로,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책을 출판해 판매하는 것으로 인기가 있다. 이씨는 그 서점의 주주 중 한 명이다.

12월 30일 오후 4시, 이씨는 그 아내와 전화로, 연말 쇼핑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 바쁘니 나중에 와"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홍콩언론 "명보"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5시30분까지 책 출하를 위해 창고 안에 있었다고 한다. 그날 밤 7시가 되어도 이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아내가 남편의 휴대 전화로 연락을 했으나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그날 밤 10시 30분, 그에게서 아내의 휴대폰으로 전화로 왔다. 대륙 심천의 번호였다. 평소에는 광동어로 말하는 남편이 돌연 중국 대륙의 보통화를 사용해서 그녀는 놀랐다.
이 씨는 전화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렇게 빨리 돌아가지는 못할 것 같아. 지금은 조사에 협조하고 있어. 그 사람들은 매우 우호적이고, 지금 우린 밥 먹으러 왔는데 식욕은 없어."
대화 속의 "그 사람들"이란 "중국 치안 당국의 사람들"을 말하는 것인가?
이씨는 계속해서 "그 사람들은 만약 내가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 가볍게 처리된다고 해. 당신은 내게 이(서점)일을 일찍 그만둬 달라고 계속 말했었지?"라고 말했다.
밤 11시가 되어 이씨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다. 이번에도 표준말이였다.
"지나치지 않게 하고 있어. 가급적 말이 퍼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집안일을 잘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심천의 번호가 아내의 휴대에 찍혔다.
1월 2일에도 무사함을 알리는 전화가 왔다. 아내가 이번에는 참지 못하고 "어쨌든, 어디에 있는지를 가르쳐 달라!"라고 졸랐지만, 그 순간에 전화는 끊어졌다.
아내는 바로 홍콩 경찰에 연락했지만 홍콩 이민국 측에는 "홍콩을 떠난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다. 대륙에 다녀올 때 쓰는 이씨의 "회향증"은 그대로 집에 있었다.
홍콩인은 "대륙이 고향"이라는 뜻의 "回郷証(회향증)"을 갖고 있어 비자 없이 대륙에 갈 수 있게 되어 있다. "回郷証(회향증)"은 중국 대륙 측이 정한 명칭이다.
그러나 출입국의 기록은 남으므로 언제 누가 홍콩을 출입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 기록이 없는데, 대륙에 있다는 것은 중국 치안 당국이 "납치" 형태로 대륙에 연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 중.영 외교 문제로 이어지나?
그러나 이씨가 영국 국적을 갖고 있다고 VOA(미국의 소리)가 전했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중국은 영국 국민을 납치한 것이다.
영국 외교부도 가만히 있을 수만도 없다. 자칫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지난해 엘리자베스 여왕까지 끌어들여 쌓았던 "영.중 황금시대"는 사라질 수도 있는 문제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 문제에 관해 "모른다. 이 일에 관한 정보는 현재 없다"고 답했다.

영국은 원래 인권문제를 중시하는 나라로, 지난해 찰스 왕세자는 달라이 라마와 관계를 끊는 것을 요구하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방영 시 만찬에도 불참했다. 영국 국민의 일부는 그의 결정에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그러한 민의를 배려해서였는지 중국의 베이징 법원에서 홍콩 출판업자 구이민하이(桂民海) 씨에 대한 재판이 이루어졌을 때 중국 당국이 외국 기자를 차단한 것에 대해서 영국은 비난 성명을 내며 인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다.

만약 이씨가 영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번 실종이 중국 당국에 의한 납치로 판명되면, 이것은 확실히 큰 국제 문제로 발전할 것이다.

◆ 다른 4명의 기괴한 실종
통로완 서점에는 사실 "巨流傳媒有限公司(거류 전매(미디어)유한 공사)"라는 모회사가 있지만 지난해 10월 17일, 모회사 주주 중 한 명인 구이민하이(桂民海, 스웨덴 국적)가 태국에 간 후 갑자기 실종됐다. 구이 씨의 아내는 11월에 남편으로부터 "무사하다"는 전화만 받았을 뿐 그 뒤로 소식이 없다고 전했다. 영국에 유학하고 있는 구이 씨의 딸은 주영스웨덴 대사관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아직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다.
스웨덴 국적자를 중국 당국이 납치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이번에는 스웨덴과 중국 간 외교 문제가 된다.

10월 24일에는 통로완 서점을 주관하는 람윙케이(林榮基) 前사장이 갑자기 사라졌다.

11월 5일 그의 아내에게 남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무사하다"는 한마디를 남겼을 뿐 그 이상은 아무것도 모른다. 이후 그의 아내가 바로 홍콩 경찰에 연락을 했으나 일반
"실종자"로 취급하며, 아직 아무런 정보도 알아내지 못했다.

10월 26일 "巨流傳媒有限公司(거류 전매유한 공사)"의 주주이자 총 경리인 뤼보(呂波)씨와 업무 경리를 맡은 청지핑(張志平) 씨 두 사람도 함께 "사라졌다.“

이때 아직 "사라지지" 않는 리보(李波 65) 씨가 홍콩 경찰에 연락했지만 역시 일반 실종자로 취급하고 아직까지 정보는 전혀 얻을 수 없다.

◆ 홍콩 보안국의 대응
올 1월 2일, 홍콩 보안국은 실종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밝혔다.
"현재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만약 관계자가 홍콩 이외의 땅에 있음이 판명된 경우는 그 해당 지역 당국과 협력을 취하면서 구조를 시도하겠다."
그러나 실종자들의 사건 경위를 볼 때 중국 당국에 의해 연행된 것은 분명한 것으로, 과연 홍콩 정부가 베이징 정부의 방침에 반하여 홍콩 시민을 위해 움직일지 여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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