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테러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태국에서 한 사진기자가 방탄조끼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태국 경찰은 23일(현지시간) 취재를 마치고 홍콩으로 돌아가던 홍콩인 사진기자 콴혹춘을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방탄조끼와 헬멧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콴 기자의 담당 변호사는 "콴 씨가 태국 무기통제법을 위반했다"며 "태국에서는 허가 없이 방탄조끼를 소지하면 5년의 징역이나 5만 바트(약 168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태국에서는 가스 마스크, 방탄조끼, 헬멧 등 언론사에서 쓰이는 기본적인 보호장비도 무기통제법에 따라 무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사전허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과격한 항의 시위와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의 테러가 빈번한 상황에서도 태국 정부는 언론사의 보호장비 허가 요구를 무시해왔다.

태국해외기자클럽(FCCT)은 성명을 내고 "기자들이 사용하는 조끼와 헬멧은 공격적인 무기가 아니며 이처럼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이번 체포건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했다.

FCCT는 기자들의 안전한 취재를 위해 적절한 보호장비를 사거나 수입해 소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국에서는 지난해 군부 정권이 들어선 이후 국가 안보와 관련한 범죄에 대해 엄격한 법 적용이 이뤄지면서 많은 군사재판이 열리고 있다.


<출처 : 방콕 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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