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객과 주민에 막대한 피해 홍콩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수화객(水貨客)’라는 보따리상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수화객은 여행객 신분으로 홍콩에 와서 물품..
관광객과 주민에 막대한 피해
홍콩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수화객(水貨客)’라는 보따리상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수화객은 여행객 신분으로 홍콩에 와서 물품을 대량 구매한 후 중국으로 들어가 고가로 재판매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급증하는 보따리상
홍콩은 금융과 경제가 발달한 대도시로, 중국 본토와는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1997년까지 영국령에 있었던 홍콩은 영어로 대화하는 이들도 많다. 또 중국 내에서도 고소득자가 모여 있는 땅이다 보니 홍콩 시장에는 수입품과 안전한 식품이 판매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플라스틱 원료의 생산에 쓰이는 멜라민을 분유에 흡입한 '독 분유 사건'을 비롯해 부패한 고기가 가공되어 시장에 나도는 등 식품 불안이 극에 달함에 따라 중국인들은 안전한 식품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캐릭터 상품과 출판물은 물론 식품에 이르기까지 외국의 짝퉁이 널리 유통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중국 본토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 홍콩에서 저렴하게 팔리고 있는 안전한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이용해 홍콩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해 중국 본토에서 재판매 하는 보따리상(수화객)도 급증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홍콩 신계지 상수이에 있는 중국 보따리상들>
수많은 보따리상이 버스나 선박에 싣는 물건의 양이 심상치 않을 정도로 많다보니 국경 부근에 있는 버스 정류장은 항상 보따리상 중국인으로 붐빈다.
대량의 종이상자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나 일반 여행객은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큰 150리터 크기의 가방을 여러 개 나르고 있는 모습을 보는 일도 어렵지 않다.
버스를 타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줄은 수백 미터를 넘어 탈 때까지 3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 결과 관광객과 일반적인 이용자들이 버스에서 밀려나는 사태까지 됐다.
보따리상은 상자와 가방에 담는 작업을 버스 정류장이나 역에서 하기 때문에 기저귀 가방, 가전제품 설명서, 스티로폼 등이 도로 여기저기에 흩어져 버스 정류장 부근은 마치 산업 폐기물 집하장처럼 보인다.
왜 보따리상이 존재하나?
보따리상의 증가는 식품 안전성 이외에 중국의 높은 관세도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중국은 외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다.
그러나 '중·홍 경제협력긴밀화협정(CEPA)'이라는 제도에 따라 관광객이 홍콩에서 구입한 물건을 중국에 반입 할 때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 보따리상들이 바로 이 관세 차액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가전제품이나 브랜드 제품뿐 아니라 분유와 기저귀 등 단가가 싼 제품도 대량 구입하여 차액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따리상의 증가로 일반 버스 이용자가 불편을 겪자 버스 회사가 규제에 나섰다. 버스 내에 반입할 수 있는 수하물은 5kg 이내, 50×50×40cm 크기까지 제한했다. 그러나 이런 규제는 형식적인데 그치고 있고, 버스 회사 직원도 단속에 소극적이다.
<피켓을 든 상수이 주민들이 홍콩 시민에 피해를 주는 중국 보따리상은 물러가라고 외치고 있다>
홍콩 쪽에서도 중국의 대량 사재기를 규제하고 않는다. 선반에 늘어놓은 상품을 싹쓸이 해가는 보따리상들이야말로 상점 입장에서는 우량 고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콩 주민의 자녀에게 주어야 분유와 기저귀가 부족하게 되는 문제를 낳는다. 또한 무례하고 안하무인의 보따리상 태도와 행동은 홍콩 주민의 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홍콩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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