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수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선장이 단속에 나선 해경에 저항하다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해경과 중국선원 간의 충돌로 죽거나 다친 사례는 적지 않지만 해..
한국 수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선장이 단속에 나선 해경에 저항하다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해경과 중국선원 간의 충돌로 죽거나 다친 사례는 적지 않지만 해경이 실탄을 쏴 중국 선원을 숨지게 한 것은 처음이다. 해경은 급박한 상황에서 이뤄진 정당방위였다고 밝혔으나 중국 정부는 “경악했다”는 표현을 동원하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서 외교마찰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목포해경은 10일 “이날 오전 8시11분쯤 불법조업 중이던 중국어선 단속 과정에서 중국 선장 쑹허우모씨(宋厚模·45)가 총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날 전북 부안군 왕등도 서쪽 144㎞ 해상에서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달아나던 80t급 선명 미상의 배를 나포했다.
이 과정에서 인근에 있던 중국어선 4척의 배가 타기 고장으로 잠시 멈춘 사이 양쪽으로 2척씩 배를 붙인 뒤 선원 수십명이 옮겨타 나포한 배를 이동시켜려던 해경 1508함 특수기동대원 10명과 격투를 벌였다. 칼과 맥주병을 든 중국선원이 일부 해경의 헬멧을 벗기고 목을 조르며 위협하자 검색팀장인 권모 경장이 공포탄 1발과 실탄 1발을 쐈다. 다른 대원들도 권총을 사용해 해경은 이날 모두 공포탄 3발과 실탄 8발을 발사했다.
해경이 나포한 배를 다시 탈취해 도주하던 중국어선 중 ‘노영어 50987’호는 오전 8시55분쯤 해경에 무전을 보내 선장 쑹씨가 부상을 입었다고 알려왔다. 해경은 복통과 호흡곤란을 호소한 그를 헬기로 이송했지만 오전 11시12분쯤 사망했다. 해경 5명도 격투과정에서 부상했다.
병원 측이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결과 쑹씨의 몸 안에서 길이 1.6㎝ 크기의 총탄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총탄이 등 위쪽에서 들어가 폐와 간 등을 관통한 뒤 아래 복부에서 멈췄다. 내부 출혈이 심했다”고 밝혔다. 최창삼 목포해경서장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망 원인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에 대하여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저항도 과격해 양측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2008년 9월 목표해경 박경조 경위가 중국 선원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순직했으며 2011년 12월 인천해경 특공대원 이청호 경사가 중국 선장이 휘두른 유리 조각에 찔려 숨지기도 했다. 특히 해경이 올해 세월호 사고로 단속을 거의 하지 못하자 불법조업은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 해경과 어민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 선원이 해경이 쏜 실탄에 맞아 숨진 것은 처음이다. 2012년 10월16월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쪽 해상에서 중국 선원 장모씨(44)가 사망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해경이 쏜 고무탄을 맞았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경악한다.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며 “한국 정부 측에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유관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하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광주 중국총영사관 장샤오메이(章笑梅) 부총영사도 목포해경을 찾아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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