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해 명퇴수용률 41.4%…서울은 15.2%로 꼴찌 - "명퇴 반려 교사, 교단에서 열정 있을지 의문" “50대 중후반인 선생님 중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어 ..
- 올해 명퇴수용률 41.4%…서울은 15.2%로 꼴찌
- "명퇴 반려 교사, 교단에서 열정 있을지 의문"
“50대 중후반인 선생님 중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학생들이 점점 거칠어지면서 교단에 회의를 느끼는 분들도 있고요. 이런 분들이 나가겠다고 하는데 붙잡아 둔다면 제대로 된 교육이 되겠습니까?”
수천 명의 임용고시 합격자가 아직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가운데 정작 명퇴를 신청한 현직 교사들은 발이 묶였다. 턱없이 부족한 명퇴수당 예산 때문이다. 꽉 막힌 교원 정체현상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다.
1일 교육부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명예퇴직을 신청한 전국 초중고 교원 1만3376명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5533명(41.3%)만 퇴직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명퇴신청 교원 8212명 중 탈락경험이 있는 ‘재수생’의 비율은 24.3%(1994명)에 달했다. 명예퇴직 심사 기준은 직위와 근속기간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명퇴 수용률이 15.2%(3644명 중 554명)로 전국에서 꼴찌였다. 경기(23.5%)와 인천(28.1%)도 20%대에 머물렀다. 서울 강남지역의 A중학교 교감은 “지난해는 근속 30년인 선생님의 명퇴신청이 통과됐는데 올해는 32년 선생님도 탈락했다”며 “신청자가 많아져 명퇴 심사기준인 근속연수가 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명퇴대란의 원인은 명퇴수당으로 지급할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경우 올해 명퇴 예산으로 1696억원을 받았지만 실제는 660억원만 집행했다.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등 중앙정부가 부담해야할 비용을 떠안으면서 명퇴 예산이 줄어든 탓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해 1734억원을 명퇴수당으로 썼다.
문제는 교육현장이다. 명퇴를 신청했던 교사가 어쩔 수 없이 교단으로 돌아와야 하는 사례가 늘면서 교육의 질이 함께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강남지역의 B고등학교 교감은 “연금문제도 있지만 50대 중후반이 되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거나 학생들에 대한 실망감이 커 명퇴를 신청하는 교사도 많다”며 “마음이 떠난 분이 돌아와 제대로 아이들을 교육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나가는 교사가 줄면서 학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운 ‘젊은 교사’의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공립교원 임용 대기현황(6월 기준)에 따르면 2014년 임용합격자 중 무려 5327명이 대기 중이며 2014년 이전 합격자 중에서도 117명이나 된다. 정년을 2년 남겨둔 서울 강남지역 고등학교의 평교사는 “나는 아직도 아이들과 잘 소통한다고 생각하지만 젊은 교사들에 비해서는 혈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명퇴대란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가 내년 초중등 교육예산을 약 1조4000억원 정도 삭감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명퇴예산은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지방채라도 발행해 명퇴수당을 주려고 했으나 교육부가 승인을 거부해 무산됐다”며 “내년도 예산 사정이 좋지 못해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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