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성전환여성인 W씨가 자신의 남자친구와의 결혼 권리를 인정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 종심법원이 4:1로 승소 판결을 내렸다.

종심법원은 정부 당국의 관련 법규 개정을 위해 판결의 집행을 판결일로부터 12개월 동안 보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종심법원은 이번 판결은 동성결혼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W씨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홍콩의 공립병원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자신과 남자친구와 정식으로 결혼하기를 희망했지만 W씨의 신분증과 대학증서 등이 모두 여성으로 표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생증명서의 성별이 여성으로 변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혼인등기처(婚姻註冊處)가 ‘두 남성’의 합법적인 부부로 결혼 등륵하는 것을 거절하자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자 2심에서 모두 패했다.

그러나 W씨는 상고를 통해 종심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혼인등기처 측 변호사인 Monica Carss-Frisk씨는 “혼인의 자연적인 정의는 날 때부터 남성과 여성인 쌍방이 맺는 관계라며 집안의 대를 잇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혼인의 전통적 의미를 바꿀 수 있다”며 “W씨와 남자친구 결혼을 허용하는 것은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W씨 측 데이비드 페닉(David Pannick) 변호사는 “본래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이미 정부로부터 여성으로 인정받은 W씨가 남자친구가 결혼할 수 없고 여성과의 결혼만 가능하다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현대인들은 결혼 후에도 아이를 낳지 않기도 한다는 관점에서 대를 잇는 것이 결혼의 ‘산물’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혼의 남녀 정의가 바뀌지 않는 것은 수년간의 의학 발달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W씨측 변호사인 마이클 비들러(Michael Vidler) 변호사는 W씨는 종심법원의 판결이 모든 여성의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콩 보안국 대변인은 종심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판결문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를 통해 법원에 정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콩 평등기회위원회도 종심법원 판결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성전환자도 다른 사람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정부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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