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 태풍 경보 발효…1999년 이후 처음
138명 부상…1명 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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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8호 태풍 비센티가 홍콩을 강타해 138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100여 편이 넘는 항공 운항이 지장을 받는 등 전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 <사진 출처 : 명보(明報)> |
변덕스런 이동 경로를 보이던 8호 태풍 비센티(Vicente)가 지난 23일 돌연 방향을 바꾸면서 홍콩에 상륙했다.
홍콩 천문대는 23일 저녁 3호 태풍 경보를 발효한 뒤 비센티의 풍속은 점점 강해져 최고 속도가 시속 130km에 달했고 오후 5시 40분 태풍 경보는 8호로 대치했다. 비센티가 홍콩에 더욱 가까워지면서 밤 11시 20분에는 9호, 12시 45분에는 태풍 경보 단계를 10호로 올렸다. 태풍 중심부의 풍속은 시속 155km였다.
비센티는 23일부터 24일 이틀에 걸쳐 홍콩을 강타했으며 이 기간 동안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 관련 신고는 1033건, 침수 피해 신고 7건, 산사태 신고 1건이 접수됐다.
태풍이 홍콩에 상륙하면서 홍콩 전 지역의 시민들은 강풍에 흔들리는 듯한 공포를 겪었다.
홍콩섬 시우사이완(小西灣)의 한 주민은 천장의 등이 계속 흔들려 떨어지기라도 할까봐 시선을 뗄 수 없었다고 말했고 바다 쪽에 위치한 행파춘(杏花邨)의 한 주민은 단지 내에서 바람에 밀려 땅에 넘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가로등을 잡고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며 당시 태풍의 위력을 전했다.
MTR은 23일 강풍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통총라인, 디즈니 라인, 마온산 라인 들을 포함한 일부 구간의 운행을 중지하기도 했다.
또한 태풍의 영향으로 24일 오전 8시 기준 60편의 항공편 출발․도착이 지연됐고 60편은 운항이 취소됐으며 16편은 다른 공항에 착륙했다.
민정사무총서는 각 지역에 24개의 임시 피난처를 마련했고 268명이 몸을 피했다.
강풍으로 인해 홍콩 전 지역에서 간판이 바람에 날려 땅에 떨어지고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뿌리째 뽑히며 넘어지거나 부러지는 나무가 속출했다.
23일 오전 11시에는 센트럴의 한 쇼핑몰 건물에 설치된 가로 10미터 세로 4미터 크기 간판 중 가로 3미터 세로 1미터의 철판이 바람에 흔들려 바닥으로 떨어질 위험이 커지자 소방대원이 출동해 이를 제거하기도 했다.
오후 4시 경에는 센트럴 코노트 로드(干諾道中)를 지나던 한 여성이 바람에 날아온 널빤지에 맞아 정신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번 태풍으로 138명이 부상을 당해 공립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중 71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1명은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관리국에 의하면 이 기간 동안 공립병원 응급실을 찾은 부상자는 4~84세의 남성 61명, 여성 77명이다.
10호 경보는 홍콩 태풍 경보 등급 5단계 중 최고 등급으로, 10호 경보가 발효된 것은 1999년 9월 16일 홍콩을 강타한 태풍 '요크(York)‘ 이후 처음이다.
당시 2명이 사망하고 500명이 부상을 당해 부상자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발효 시간도 11시간으로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1946년부터 현재까지 홍콩 천문대가 발령한 10호 태풍 경보는 모두 14차례로 1962년 태풍 완다(Wanda)로 인해 13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태풍의 풍속이 시속 118km 이상이 되면 10호 태풍 경보가 발효된다.
홍콩 천문대에 따르면 대략 홍콩을 강타하는 65개 태풍 중 1개가 10호급 태풍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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