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꽂을 데만 있으면 세금을 매긴다?"
중국 세무당국이 추석인 중추절(仲秋節)에 각 직장이 직원들에게 월병(月餠)을 나눠줄 경우 이를 소득으로 간주해 소득세를 매기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많은 직장인이 극도의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연합뉴스 경화시보를 인용, 30일 전했다.
월병은 밀가루로 만든 빵에 팥을 비롯한 각종 소를 넣어 둥근 달 모양으로 구워 만든 일종의 빵으로 한국인에게 송편과 같이 중추절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전통 음식이다.
세무당국은 최근 직장이 직원들에게 중추절을 맞아 선물하는 월병도 일종의 소득이라는 유권 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각 직장의 경리 부서는 월병 가격을 직원의 월급에 더하고 나서 소득세를 계산해 세무당국에 자진 신고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달 월급이 5천위안(84만3천원)인 근로자가 직장에서 300위안짜리 월병을 선물로 받는다면 이달 소득이 5천300위안인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다시 계산하게 되는 방식이다. 월병 교환권이나 상품권은 물론 현물 월병에도 이 같은 원칙이 똑같이 적용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월병세'가 새로 신설된 것이라면서 강력히 반발하는 분위기다.
'brenda'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닷컴 웨이보(微博)에서 "월병에도 세금을 매긴다고? 내가 잘못 들었나? 세무당국이 미쳤나 보다. 정부가 외계인에 의해 통치되고 있나?"라고 분개했다.
언론 매체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계열사인 경화시보는 칼럼을 통해 '월병세 신설'에 대해 "바늘 꽂을 자리만 있으면 세금을 매기려는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여론이 심상치 않게 전개되는 가운데 중국 세무당국이 이번 중추절을 맞아 끝까지 '월병세 징수'를 강행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중국 당국은 어떤 정책이 여론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경우 "소식이 와전됐다"는 식으로 슬그머니 계획을 바꾸는 일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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