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함의 오래된 아파트서 화재… 4명 사망 19명 부상
 |
<사진출처 : 경제일보(經濟日報)> |
15일 오전 3시 홍함 토까완(土瓜灣)의 마타우와이로드(馬頭圍道)의 낡은 '쪽방 아파트'에서 3급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 등 4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당하는 참극이 일어났다. 부상자 중 5명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도일보(星島日報) 보도에 따르면 불은 아파트 1층의 사진관에서 시작됐으며 불길은 계단의 전선을 타고 순식간에 위층으로 퍼져나가면서 탈출 통로가 막혀 희생자가 늘어났다.
짙은 연기 속에서 잠에서 깨어난 아파트 주민들 중 일부는 위험을 무릅쓰고 창문을 통해 뛰어내리기도 했지만 37세의 임산부 황(黃) 씨와 그녀의 한 살과 여섯 살 아들 두 명은 거센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사망했으며 옹 씨의 남편도 중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 다른 사망자인 18세 소녀는 동생을 끌어안은 채 사고 현장을 탈출해 동생을 살렸지만 본인은 심한 부상을 입고 끝내 사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홍콩 소방 당국은 화재 현장에 17대의 소방차와 100여 명의 소방대원을 투입해 2시간 30분여 만에 불길을 잡았다.
홍콩 경찰과 소방 당국은 당초 불길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번진 점에 의문을 품고 방화 가능성도 배재하지 않았지만 조사 결과 합선으로 인한 화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콩 신문들은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지은 지 50년이 넘은 8층짜리 탕러우(唐樓·엘리베이터가 없는 8층 이하의 오래된 주택)로, 안전하게 지어졌던 처음과는 달리 방을 여러 개로 나누는 이른바 '쪽방'으로 개조되면서 비상구와 탈출구가 확보되지 않아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아파트는 주로 이주 노동자와 중국 출신의 신이민자 등 저소득층 서민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지난해 갑자기 붕괴되면서 4명의 목숨을 앗아간 5층짜리 탕러우에서 겨우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문회보(文匯報)는 이번 사고가 발생한 홍함 지역에는 화재에 무방비 상태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쪽방 아파트'가 밀집돼 있다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화재 발생 지역의 시의원은 재개발로 건물이 팔릴 것을 기대하고 건물의 유지 보수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건물주의 과실이 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