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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무서운 먹거리' 피해 주말농장·홍콩마트로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1-02-24 18:41:15
  • 수정 2011-02-24 18: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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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54호, 2월25일
소비자 70% 식품안전 불신… '오염사회' 자구책 확산
채소 등 농약 범벅 우려에 원산지 바꿔가며 먹기도


중국 베이징 서부 교외 펑황링산 근처엔 230무(약 15만3333㎡)에 달하는 '샤오마오뤼 시민농원'이란 이름의 주말농장이 있다.

2008년 인민대학의 박사과정 학생이던 스옌이 만든 이 농장은 최근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베이징 중산층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다. 30㎡ 단위로 분양을 하는데 직접 경작하면 1년에 1500위안, 농장 쪽이 경작해 유기농 채소를 배달해 주는 서비스는 연 1만2000위안을 낸다. 이미 회원이 200명을 넘었다. 이 농원 외에도 많은 주말농장과 유기농 식품 전문 사이트들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교사나 외국계 대기업 직원 등 젊은 중산층들을 주요 고객으로 성업중이다.

멜라민 오염 분유, 쓰레기 재활용 식용유, 카드뮴 오염 쌀, 가짜 술, 화학 약품으로 물들인 버섯…. 식품 안전 문제가 끊이지 않는 중국에서는 '오염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자구책들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칭화대학의 여론조사에서 약 70%의 중국 소비자가 식품 안전에 심각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국 식품약품안전감독관리국은 2010년 식품 안전 관련 사건을 13만 건 적발했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유기농 농장 등이 부담스러운 일반 시민들은 채소를 살 때 원산지 등을 계속 바꿔가며 구입하는 '최후의 수단'에 의존한다. 상하이의 회사원인 왕샤오리는 농약과 화학물질 범벅인 먹거리에 대한 우려 때문에 여러 지역과 상표의 식품을 돌려가며 구입한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말했다. 한 지역의 농산물이 오염됐다 해도 계속 재배지역을 바꾸면 농약 등에 집중 노출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콩나물이 빨리 자라도록 각종 화학물질을 첨가하고 하얗고 신선하게 보이도록 표백제로 처리한다는 보도를 읽은 뒤에는 콩나물은 절대로 사지 않는다.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온 춘절(설) 연휴가 끝난 뒤 홍콩과 마카오 슈퍼마켓의 분유 판매대가 텅텅 비면서, 이들 지역에선 '분유 대란'이 재연되고 있다. 2008년 멜라민 오염 분유 파동 이후 중국산 분유를 믿지 못하는 중국의 젊은 부모들이 홍콩으로 몰려가 수입 분유를 대량 구매하는 풍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신문사>는 이번 춘절 연휴에 홍콩과 마카오를 여행한 중국인들이 두 지역의 분유를 거의 싹쓸이했다고 보도했다. 애벗 분유 등 인기 높은 제품은 이미 바닥이 났고, 남은 제품도 가격이 10% 정도 올랐다. 특히 중국 농업부가 최근 헌 가죽제품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첨가한 '피혁 우유'를 단속하도록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불량 우유에 대한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홍콩과 인접한 선전시 난산구에서 세살 난 딸을 키우는 주부 장아무개는 <명보>에 "상표를 세번 바꿔 딸에게 분유를 먹였으나 적응하면 또 문제가 터지곤 한다"며 "다시는 국산 분유를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딸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멜라민 분유 사건이 터져 국산 분유를 끊고 수입 분유로 바꿨다가 지난해 비용 부담 때문에 다시 국산 분유를 먹였지만, 이번에 다시 '가죽우유'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고 "국산 분유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버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부모들 등쌀에 분유를 구할 수 없게 된 홍콩에선 불만 여론이 치솟고 있다. 춘절 연휴 뒤 홍콩 주민들은 예약 구매를 해도 2~3일 뒤에야 분유를 살 수 있는 상황이다. 홍콩의 부모들과 일부 의원들은 분유의 수출 관세를 크게 올리고 홍콩-중국 국경에서 1인당 분유를 한통만 구입해가도록 경찰이 검문을 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이런 정책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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