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유명 은행의 전 지점장이 17일 자신은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사진)에게 탈세와 범죄활동에 연루된 전세계 2000명 이상의 저명인사와 기업들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런던발로 보도했다.
스위스의 유명한 율리우스 바에르 은행의 케이만아일랜드(조세회피구역) 지점장을 지낸 루돌프 엘메르는 이날 런던의 프런트라인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약 40명의 정치인과 전세계의 "지도급 인사들"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말 영국 옵저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서류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미국,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아시아 등 전 세계의 사람들"이 망라돼 있다면서 "기업인, 정치인, 예술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과 다국적 기업들도 있다"고 말했다.
어산지는 이날 푸른 셔츠에 검정 옷을 입고 편안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그는 위키리크스가 명단을 포함한 모든 정보를 검증한 후 2주 뒤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산지는 파이낸셜 뉴스와의 제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관련정보를 금융부패를 수사하는 영국 중대조직범죄국에 제공하는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메르는 자신이 위키리크스에 정보를 제공한 것은 부자들을 위해 돈세탁을 해주는 부당한 제도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앞서 대학과 정부들에도 정보제공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면서 스위스 언론은 자신의 주장을 취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세계의 "돈 많은 개인들이 탈세를 위해 이용하고 있는" 오프쇼어 신탁을 언급하면서 "보통사람들이 이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율리우스 바에르 은행은 지난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엘메르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엘메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CD 2장에 담긴 정보를 입수하게 된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은행정보를 절취한 혐의로 법정에 출석한다. 그는 지난 2005년 스위스 은행비밀법을 위반하고, 서류를 위조하고, 은행간부 2명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30일 동안 구금됐었다.
위키리크스는 2008년 초 율리우스 바에르 은행의 오프쇼어 금융에 관한 수백 건의 서류를 공개, 이 은행과 충돌했다. 위키리크스는 이 문서에 나타난 15명의 개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은행은 위키리크스의 웹사이트를 닫으라는 법원명령을 받아냈다. 이 판결은 곧 뒤집어졌고, 소는 취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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